
[스포츠춘추]
“타구에 맞아 아픈 것보다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던 게 분하고 속상했다.”
키움 히어로즈 우완 기대주 장재영의 기억 속 2023시즌 마지막 등판 모습이다. 지난 10월 2일 잠실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 장재영은 1회 말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고 교체된 바 있다. 별다른 트라우마가 남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프로 데뷔 3년차를 맞이한 2002년생 우완 장재영은 올 시즌 23경기(17선발)에 등판해 71.2이닝을 던져 1승 5패 66볼넷 67탈삼진 평균자책 5.53을 기록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퀄리티스타트(QS)도 두 차례 달성했다.
11월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양준혁 재단 주최 ‘제11회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만난 장재영은 “시즌이 갈수록 점점 좋아진 것도 있지만, 냉정하게 보면 만족하기에는 어려운 성적”이라고 말했다. 또 장재영은 “그걸 잘 알기 때문에 내년 시즌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 한편으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한 해였다”고 했다.
“나 자신을 스스로 묶어두고 있었다”고 말한 장재영은 “복잡한 생각을 비우고 가능한 한 간단하게 던지려고 한 게 큰 보탬이 된 듯싶다”고 했다.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장재영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걸 도운 팀 멘토들이 이정후와 안우진이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2024시즌에는 두 선수 모두 팀에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는 올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메이저리그(MLB) 도전이 유력하다. 지난 9월 말 토미존 수술 뒤 회복 중인 안우진은 오는 12월 18일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질문하자, 장재영은 “내가 무척 믿고 따르는 형들이기에 내년 시즌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며 “당장 내가 우리 팀에서 그 둘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재영은 미소와 함께 “내년 시즌엔 1군 선발로 꼭 자리를 잡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이고 싶다. 혼자서 막히는 게 있다면 형들에게 연락해 도움도 요청할 생각이다. (안)우진이 형도 많이 연락하라고 했다. 이렇게 좋은 형들이 내 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 시즌 제구 불안은 장재영을 여전히 괴롭히는 꼬리표로 남았다. 스트라이크 비율(55.7%)은 리그 평균(63.0%)보다 낮았고, 9이닝당 볼넷은 8.29개로 역시 리그 평균(3.60개)보다 많았다. 이에 장재영은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기록도 그렇고 내게 그런 이미지가 있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내가 극복하고 증명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장재영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했던 건 좋았다. 여기서 나태해지지 않고 몸 관리를 잘하겠다. 또 기복이 많았기에 줄이고 싶다. 매 경기 5이닝씩 꾸준히 던지는 선발 투수가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