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좌완 산체스(사진=한화)
한화 좌완 산체스(사진=한화)

[스포츠춘추]

내년 비상을 꿈꾸는 독수리군단이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와 재계약하며 2024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한화 이글스는 12월 26일 “산체스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 등 최대 7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외야수 요나단 페라자를 새롭게 영입한 한화는 우완 펠릭스 페냐와 산체스와의 동행을 택하며 기존 외인 투수진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9일 페냐와 재계약을 맺은 한화는 산체스를 대신할 자원을 물색했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자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산체스의 손을 다시 붙잡게 된 한화다.

“외국인 선수 시장이 전반적으로 꽁꽁 얼었다. 우리 팀의 경우에는 염두에 둔 선수들이 일본으로 가거나, 스플릿 계약을 통해 빅리그에 남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6일 오후 연락이 닿은 손혁 한화 단장의 설명이다. 이어 손 단장은 “내년 시즌 준비를 고려해서 결정을 내렸다. 더 늦어지면 스프링캠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는 산체스가 내년 시즌 더 좋은 기량을 뽐낼 가능성에 주목했다. 비록 플랜 A는 아니었지만, 산체스가 가진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 1997년생인 산체스는 올 시즌 대체 외인 선수로 중도 합류해 24경기 동안 126이닝을 던져 7승 8패 28볼넷 99탈삼진 평균자책 3.79를 기록했다. 평균 148.6km/h에 달하는 속구 스피드도 장점이다.

손 단장 역시 이를 언급하며 “산체스는 150km/h를 던질 수 있는 젊은 좌완”이라면서 “올 시즌 KBO리그 경험을 토대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구종 장착까지 더해지면 위력적인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한화와 재계약을 맺은 좌완 산체스(사진=한화)
한화와 재계약을 맺은 좌완 산체스(사진=한화)

다만 산체스는 올 시즌 후반기 들어 부진한 모습으로 우려를 낳은 바 있다. 14경기에 등판해 2승 7패 평균자책 4.60에 그친 것. 이는 전반기 활약(10경기 평균자책 2.61)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를 두고 손 단장은 “지난 윈터리그 투구 여파로 판단했다”면서 “선수 측과 이미 대화를 마쳤고, 체력 관리를 더 신경 쓸 계획이다. 산체스는 올 시즌 중에도 박승민 투수코치를 비롯해 팀과 미팅을 꾸준히 가져가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체중 감량도 5~6kg 했다고 하더라. 내년 시즌에는 더 많은 준비를 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써, 2023시즌 한화 마운드를 책임졌던 페냐-산체스-문동주 1~3선발은 내년에도 유지된다. 올겨울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복귀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한화지만, 아직 뚜렷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최하위 탈출에 성공한 한화는 그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이다. 이 때문에 기존 선발 트리오의 어깨는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올해 팀 내 규정이닝(144)을 소화한 선수가 177.1이닝을 던진 페냐 한 명뿐이다. 17년 만에 나온 ‘독수리 신인왕’ 문동주의 존재감에도, 한화 선발진을 향한 물음표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산체스가 과연 구단의 기대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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