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포수 이지영(사진=키움)
베테랑 포수 이지영(사진=키움)

 

[스포츠춘추]

베테랑 포수 이지영을 보낸 키움 히어로즈가 젊은 포수들로 올 시즌 안방 살림을 꾸린다.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치를 쌓을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키움은 1월 12일 오후 FA(프리에이전트) 포수 이지영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 소식을 발표했다. 키움은 우선 이지영과 2년 총액 4억 원(연봉 3억 5천만 원, 옵션 5천만 원)에 FA 계약을 맺은 뒤, 현금 2억 5천만 원과 2025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 받는 조건으로 SSG 랜더스에 보냈다.

이지영은 통산 1,270경기에 출전해 산전수전을 다 겪은 포수로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다. 민첩한 포수 수비와 뛰어난 컨택 능력을 자랑한다. 2022년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끌어올렸고, 지난해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SSG 김재현 단장과 이지영(사진=SSG)
SSG 김재현 단장과 이지영(사진=SSG)

이지영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내부 FA 김민식과 잔류 협상에 어려움을 겪던 SSG와 키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 이재원을 방출하고 이흥련이 은퇴한 SSG는 선수단 내 최고령 포수가 28세 박대온일 정도로 저년차 어린 포수들만 남은 상황. 이지영을 영입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포수진에 경험을 더했다. 

SSG와 달리 키움은 베테랑 없이 젊은 포수들로만 안방을 꾸릴 계획이다. 키움 관계자는 “포수 외부 영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동헌이 지난해 많은 경험을 쌓았고, 김시앙도 기회를 받으면서 경험을 쌓은 만큼 두 선수의 경쟁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김동헌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지난 시즌 데뷔와 함께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역대 19세 이하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02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242에 OPS 0.631로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강한 어깨가 장점인 김시앙은 지난해 33경기에 출전했고 2022시즌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키움은 두 선수 외에도 포수력이 풍성하다고 자신한다. 키움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백업 역할만 했지만 김재현도 카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전역한 박준형 카드도 있고 박성헌, 변헌성도 있다”면서 “포수를 많이 준비했으니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헌-김시앙이 중심을 잡고 김재현, 박준형, 변헌성이 뒤를 받치는 게 키움의 올 시즌 구상. 베테랑 포수 부재로 인한 시행착오 우려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경험을 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시즌이 사실상 ‘리빌딩’ 시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포수 육성으로 방향을 정한 이유 중 하나. 키움 관계자는 “어린 포수들이 실전을 뛰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 한다. 올해는 많은 경험을 쌓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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