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SSG 포수진을 책임질 베테랑 듀오 이지영(사진 왼쪽부터), 김민식(사진=키움, SSG)

[스포츠춘추]

불과 일주일 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SSG 랜더스가 최근 닷새 동안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온 포수 둘을 모두 품에 안았다. 무엇보다, ‘베테랑 포수 부재’에 떨던 SSG였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SSG는 2024년을 앞두고 경험 많은 포수가 필요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이재원은 방출 후 한화 이글스 이적을 택했고, 또 다른 베테랑 이흥련은 고질적인 어깨 부상에 현역 은퇴 및 전력분석원으로 새출발에 나섰다. 엎친 데 덮친 격일까. FA(자유계약선수)를 맞이한 주전 포수 김민식과의 잔류 협상마저 해를 넘기면서 원활하지 않았다.

그런 SSG에 반전이 일어났다. 시작은 이지영 영입부터다. SSG는 1월 12일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FA 포수 이지영을 붙잡았다. 이지영은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2년 총액 4억 원(연봉 3억 5천만 원, 옵션 5천만 원)에 도장을 찍은 뒤 SSG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반대급부는 2억 5천만 원과 2025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이다.

SSG는 나흘 만인 16일엔 집토끼 FA 김민식과 2년 총액 5억 원(연봉 4억 원, 옵션 1억 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풍성한 전력 구축에 성공한 SSG의 포수진이다. 박대온(1995년생), 신범수(1998년생), 전경원(1999년생), 조형우(2002년생) 등 유망주들과 ‘우승반지 도합 5개’ 베테랑 듀오 이지영·김민식이 신구조화를 이루게 됐다.

“다른 말이 필요할까요? 든든합니다. 이제는 감독과 코치들이 열심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죠.”

16일 오후 스포츠춘추와 연락이 닿은 이숭용 SSG 감독은 두 베테랑의 계약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 감독은 먼저 이지영과 김민식의 노련함을 주목하며 “둘 다 검증된 선수들인 만큼 믿음직스럽다. 어린 투·포수들이 많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칭찬했다. 이어 두터워진 포수 뎁스와 관련해선 “한 시즌을 길게 보면 1군 포수 4명은 꼭 필요하고, 많을수록 좋다. 신예와 베테랑 모두 동기부여를 잃지 않도록 계속 신경 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SG는 1월 30일부터 2월 22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차 스프링캠프 일정에 들어간다. 그 뒤 2차 스프링캠프는 대만 자이에서 2월 25일부터 3월 6일까지 예정돼 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을 헛되이 보내선 안 된다”면서 “경쟁은 제로(0) 베이스에서 시작하되, 이 시기를 통해 포수들이 가진 성향들을 꼼꼼하게 체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SSG의 신인 사령탑이 중요시하는 역량은 ‘경기를 풀어가는 능동적인 대응’이다. 이와 관련해 이 감독이 “포수는 벤치의 사인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까닭이다.

그간의 우려가 눈 녹듯 사라진 SSG의 안방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오히려 자기 자신을 경계하며 다음과 같이 힘줘 말했다.

“어쩌면 행복한 고민이지만, 감독 입장에선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어요. 쓸 수 있는 카드가 많다고 ‘악수’를 못 두는 건 아닙니다. 제가 그런 판단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죠. 코치진과 함께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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