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젊고 가능성이 풍부한 팀, 다만 아직 디테일과 경험 면에선 채워야 할 부분이 남아있는 팀. 올 시즌 한화 이글스에 새로 합류한 코치들이 바라본 한화 선수단의 현주소다.
호주 멜버른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 이글스의 훈련이 2월 13일(한국시각)로 네 번째 턴에 접어들었다.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 속에서도 선수단과 코치진은 캠프 첫날처럼 긍정적인 분위기로 새 시즌 대비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합류한 김재걸 작전 주루코치, 박재상 외야 수비-1루 코치, 김우석 수비코치 등 신임 코치진도 새로운 마음으로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들은 한화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경험과 디테일을 채워가야 한다는 냉정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경험한 김재걸 코치는 한화 합류 계기에 대해 “최원호 감독님과 손혁 단장님이 제시한 비전에 공감하여 한화 합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사실 재작년 시즌 후 손혁 단장님의 합류 제안을 받았지만 당시엔 오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최원호 감독님이 가장 빠르게 연락해 ‘함께 해보자’고 하셨다”면서 “원래 저울질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단장-감독님이 가진 생각과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흔쾌히 고민 없이 한화행을 결정했다”고 했다.
김 코치는 “외부에서 볼 때 연이은 투자로 한화의 선수 구성이나 풀은 많이 올라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에도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도 “작전이나 주루, 상황 속의 디테일이 다소 아쉬운 모습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장님,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보완해 나가자고 하셨고, 저 역시 그 부분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코치는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했는데 우리의 디테일이 다소 아쉬웠다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재차 디테일을 강조했다. “우리의 문제점을 모두가 알고, 그것을 보완해 나가려는 의도가 확실하기 때문에 발전하는 데 더 수월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어 김 코치는 “코치 생활을 오래 하면서 선수들이 플레이를 수월하게 해 나가기 위해서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며 “책임은 내가 질 테니 선수들에게는 확신을 하고 플레이하라는 부분을 많이 주문한다”고 말했다. “물론 단기간 드라마틱하게 발전되면 좋겠지만 사실 그건 쉽지 않다. 긴 시즌을 치러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더 성숙한 짜임새 있는 상황 만들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김 코치의 말이다.
김 코치는 한화를 상대가 보기에 ‘쉽지 않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야구는 매일 경기가 있고, 3연전으로 이어진다. 상대 팀에게 상대하기 쉽다는 생각을 주면 안 된다”고 강조한 김 코치는 “구단의 투자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서 타격 쪽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일 텐데, 거기에 더해서 상황에 맞는 움직임, 상대를 괴롭히는 상황들을 잘 준비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상대로 하여금 쉽지 않은 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강팀으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현역 시절 SK 와이번스(현 SSG) 왕조의 주역이었던 박재상 코치는 “상위권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많은 팀”이라는 판단에 한화 합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구단이 저를 선택해주셨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고민 없이 오게 됐다”며 “(최원호)감독님이 요청하신 부분도 있고, 외부에서 봤을 때도 한화는 상위권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고 봐서 그 성장과 발전 과정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털어놨다.
한화에 관해 “점점 성장해나가는 팀이라는 것은 모든 구단이 알고 있다”고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 박 코치는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의 기량을 의심하는 팬들도 계셨을 텐데,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을 만났을 때 개개인 기량은 다른 팀과 큰 차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았고, 그렇다 보니 상황에 맞는 플레이나 공격적이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디테일이 다소 아쉬웠을 뿐이다. 아직 젊고 가능성 있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박 코치의 평가다.
한화에 합류한 뒤 박 코치는 선수들의 경기 운영능력 향상과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치고, 던지고, 달리는 야구가 아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은 훌륭하다.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보다 경험과 멘털에서 나오는 안정감이 중요하다. 그 부분을 풀어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 에너지”라고 말했다. “결과가 안 좋다 보면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는데, 야구는 경기 매일 있다.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 박 코치의 말이다.
박 코치가 바라는 앞으로 한화의 모습은 “가능성을 실현해 나가는 팀”이다. 그는 “수비, 공격, 주루 이런 파트별 기술은 선수 개개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 그것들이 모여서 더 긍정적인 면모를 갖춰나갈 수 있도록 선수들과 소통하며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겠다”고 다시 한번 힘줘 말했다.

새 코치진에는 LG 트윈스가 강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한 김우석 코치도 있다. 김 코치는 “젊은 팀 한화의 가능성 있는 면모에 동기가 부여돼 합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젊은 팀이고,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 강조한 김 코치는 “그런 젊은 팀에서 성장을 함께 해 나가는 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있었다. 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고, 나 역시 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한화와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화 선수들의 수비력에 대해 김 코치는 “단언컨대 우리 선수들에게 기술적으로 크게 부족하거나 떨어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어리고, 경험이 다소 부족하다 보니 경기 안에서의 운영이 떨어져 안정감이 부족한 것”이라고 강조한 김 코치는 “개개인의 능력은 분명히 훌륭하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수비 안정감 확보를 위해 기본기와 상황대응 연습을 중요시할 계획이다. “일단 무조건 기본기다. 기본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한 김 코치는 “그 기본기에 더해 상황훈련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본과 포메이션, 펀더멘털이 정말 중요하다. 물론 이것이 몸에 완전히 배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험이 쌓여나가면 그만큼 더 안정감이 생기게 된다. 기본기가 몸에 익은 이후에는 멀티 포지션 적응 등 활용 폭을 넓혀 나갈 수 있다.” 김 코치의 말이다.
끝으로 김 코치는 “우리 구단 모든 구성원뿐 아니라 팬 여러분까지 아마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선수단 모두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이제 성과를 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 코치는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멘털 관리나 팀 분위기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시 한번 ‘성과’를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