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롯데 외야를 책임질 김민석(사진 왼쪽부터), 빅터 레이예스, 윤동희(사진=롯데)
2024 롯데 외야를 책임질 김민석(사진 왼쪽부터), 빅터 레이예스, 윤동희(사진=롯데)

[스포츠춘추]

‘형제 구단’은 생각보다 더 강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2월 24, 25일 이틀 동안 일본 이토만 캠프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치바 롯데 마린스와의 연습경기를 모두 졌다.

현재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거인 군단은 지난 22일부터 치바 롯데와 합동 훈련 및 교류전을 진행했다. 그중 24일 1차전은 3-7로, 다음 날 열린 2차전에선 1-8로 패하면서 큰 벽을 마주한 바 있다.

특히 주전 라인업이 총출동한 25일 경기에선 경기력 측면에서 아쉬움이 컸다. 이날 롯데는 김민석(중견수)-윤동희(좌익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전준우(좌익수)-한동희(3루수)-노진혁(유격수)-유강남(포수)-김민성(2루수)-정훈(1루)로 이어지는 타선을 꺼냈다. 선발 투수론 국내 에이스 박세웅이 나왔다.

하지만 결과가 녹록지 않았다. 또 과정마저도 좋지 않았다. 투수진은 치바 롯데 상대로 14안타를 내줬고, 타선은 6안타 기록에 그친 게 대표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경기 내내 팀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바로 ‘외야 수비’였다.


캠프 연습경기에서도 불안...롯데 당면과제 ‘외야 수비 안정화’

괌 1차 캠프에서 내야수 정대선을 지도 중인 김태형 롯데 감독(사진=롯데)
괌 1차 캠프에서 내야수 정대선을 지도 중인 김태형 롯데 감독(사진=롯데)

“10개 구단을 놓고 봤을 때 우리 팀 외야 수비가 전반적으로 약한 건 사실입니다. 디테일이 아직 부족하고, 갈 길이 멀어요.”

지난 1월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둔 김태형 롯데 감독이 팀 외야진에 내린 ‘뼈 있는’ 평가다.

롯데는 실제로 최근 2년 동안 외야 수비에서 좋지 못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롯데 외야의 타구 처리율은 2022, 2023년 각각 37.4, 42.0%에 그쳤다. 전자는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고, 후자는 8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더해 주자 억제 능력에서도 하위권이다. 롯데 외야수들의 전체 주자 추가 진루 확률은 38.8%로 2023년 정규시즌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요컨대, 롯데는 지난해 ‘한 베이스 더 내주는’ 야구를 하고 있던 셈이다.

올겨울부터 팀에 새롭게 합류한 김 감독이 이를 두고 “안정적인 수비가 뒷받침돼야 리그 순위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올해 수비 쪽에 많은 신경을 쏟을 예정”이라고 힘줘 말한 까닭이다.

이러한 불안 요소가 25일 치바 롯데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참고로 이날 롯데 외야는 전준우(좌익수)-김민석(중견수)-윤동희(우익수)가 선발로 출전했고, 전날 중견수로 나온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는 베테랑 전준우를 대신해 지명타자를 맡았다.

무엇보다, 경기 중 외야에서 나온 안이한 수비는 단순 실점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단타로 끝날 상황이 추가 진루 허용으로 연거푸 이어졌다. 이 때문에 롯데는 경기의 흐름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또 수비 시간이 길어진 만큼 투수들은 더 많은 공을 던졌고, 야수들의 집중력이 더 떨어지는 등 악순환도 발생했다.

롯데는 결국 주전을 가동하고도 다소 무기력한 패배를 안아야 했다. 25일 경기 종료 후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남기는 장면은 경기 중계 및 구단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24 롯데 중견수는 새 외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유력

훈련 중인 레이예스(사진 왼쪽부터)와 전준우(사진=롯데)
훈련 중인 레이예스(사진 왼쪽부터)와 전준우(사진=롯데)

베네수엘라 출신 1994년생 우투양타 외야수 레이예스는 올해 처음으로 KBO리그에 합류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선 통산 394경기 동안 16홈런 33도루 타율 0.264, 출루율 0.294, 장타율 0.379 등을 기록했다.

롯데는 레이예스가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를 앞세워 중견수를 소화해 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앞서 2022년 한 해 동안 햄스트링 부상을 왼쪽, 오른쪽 모두 경험한 이력 때문일까. 일각에선 레이예스의 수비 능력을 두고 의문 부호를 제기하기도 했다.

“팀에서도 부상 관련 우려를 알고 있죠. 그렇기에 감독님께서 직접 보고 판단을 내리기로 하셨고, 레이예스는 캠프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시점 팀 내 중견수 역할에 가장 적합한 선수일 듯싶어요.”

26일 스포츠춘추와 연락이 닿은 유재신 롯데 1군 외야 수비코치의 말이다.

레이예스는 24일 치바 롯데와의 연습경기 1차전에선 3번-중견수로, 25일 2차전은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바 있다. 이변이 없을 시 3월 23일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서 열릴 개막전에서도 중견수 자릴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코치는 그런 레이예스를 향해 “타구 판단부터 시작해 수비 기본기가 탄탄하다”면서 “강한 송구 능력도 갖고 있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다”고 했다. 이어 “그전 부상으로 인한 수비 범위 저하라든지, 체력 관련해선 지금까지 크게 문제가 된 건 없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동희, 김민석 젊은 기대주들이 지킬 롯데 코너 외야

롯데 외야수 윤동희(사진 왼쪽부터), 김민석(사진=롯데)
롯데 외야수 윤동희(사진 왼쪽부터), 김민석(사진=롯데)

한편 레이예스와 함께 올 시즌 롯데 외야를 지킬 ‘유력 후보’론 기대주 윤동희, 김민석 등이 언급되고 있다. 공교롭게 이 둘은 25일 경기에서 나란히 아쉬운 수비를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선 유재신 코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두 선수 모두 내야수 출신이잖아요. 당장은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채워나갈 게 많다는 뜻이기도 해요.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들인데,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먼저 2003년생 국가대표 차세대 외야수 윤동희는 강한 어깨를 살려 우익수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유 코치 역시 그런 윤동희의 장점을 주목하면서도 “전체적인 기량이 나쁘지 않은데, 외야 경험이 아직 부족해 순간 순간 대응 능력이 미흡할 때가 나오더라. 여기서 노하우가 더해지면 좋은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더 나은 수비를 뽐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로 프로 데뷔 2년째인 2004년생 우투좌타 김민석의 주무대는 왼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중견수로 많은 경기를 나섰지만, 올해는 좌익수 출전이 많아질 전망. 포지션 변화가 생긴 만큼,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롯데 구단 한 관계자는 “김민석이 괌 1차 캠프 때부터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 선수 본인의 수비 보완 의지가 무척 강하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그도 그럴 게 작년(2023년)부터 외야 수비를 시작했으니까요. 좌익수 수비도 호락호락한 게 아닙니다. 이번 캠프에서 타구를 판단하는 것부터 송구 능력까지 아쉬운 부분을 보강하는 훈련을 진행 중인데, (김)민석이가 힘든 내색 없이 잘 따라와 주고 있어요.” 유 코치의 애정 어린 설명이다.

어느덧 개막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그런 ‘김태형호’의 당면과제 중 하나는 단연 외야 수비의 안정화다. 이에 올 시즌 외야를 책임질 레이예스, 김민석, 윤동희 등에게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연 이들이 의문부호를 걷어내고 거인군단의 비상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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