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수원]
뜻밖의 ‘꽃샘추위’도 LG 트윈스 에이스 디트릭 엔스의 호투를 막진 못했다. LG가 3월 9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 상대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선발 엔스를 앞세워 5대 2로 승리했다.
9일 전국 대부분은 아침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졌고, 수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올 시즌 KBO리그에 새롭게 합류한 엔스는 한국 무대 첫 등판부터 칼바람 악조건을 맞았다. 하지만 엔스는 KT 타선에 맞서 거침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엔스는 4이닝 동안 64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2자책) 투구를 펼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4회 말 KT 강백호에게 허용한 투런포를 제외하곤 초반 3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만을 내줬다.
엔스는 이날 최고 148km/h를 기록한 속구(27구) 외에도 컷패스트볼(17구), 체인지업(10구), 커브(9구), 슬라이더(1구) 등 다양한 구종을 뽐냈다. 경기 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변화구를 다양하게 던졌는데, 강백호 상대로 컷패스트볼 실투 말고는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면서 “우타자 상대 컷패스트볼(슬라이더)가 컨택존에 걸리지 않는 구종가치를 보여준 게 수확”이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엔스는 “한국 팬들 앞에서 처음으로 던진 경기라서 무척 신났다”며 “전반적인 느낌 및 투구 내용이 무척 좋았고, (향후 과제론) 구종을 잘 다듬어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타자 상대로 공격적인 승부를 펼쳐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게 주효했습니다. 특히 오른손 타자에게 몸쪽 속구, 컷패스트볼이 원하는 곳으로 잘 들어갔죠. 두 가지 구종의 조합이 좋았던 것 같아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엔스의 설명이다.
엔스는 1991년생 미국 국적의 좌완 투수로 2012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그 뒤 2017년 MLB에 데뷔한 엔스는 미네소타 트윈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을 거쳐 빅리그 통산 11경기(1선발) 2승 0패 7볼넷 27탈삼진 평균자책 3.42를 기록했다. 2022년부턴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에 합류했고, 지난 2년간 기록은 35경기 11승 17패 평균자책 3.62이다.
LG는 그런 엔스를 오는 23일 잠실 홈에 열릴 한화 이글스 상대 개막전 선발 투수로 확정한 바 있다. 이변이 없을 시 독수리군단의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과 개막전에서 맞붙게 된다. 팬들은 벌써부터 왼손 에이스들의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엔스 역시 개막전을 고대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개막전 선발투수는 제겐 굉장한 영광이에요. 또 MLB에서 훌륭한 경력을 쌓은 류현진과 맞상대할 수 있단 사실도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습니다. 최선을 다해 그날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