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주전 유격수 김상수(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스포츠춘추=수원]

“타순은 9번이지만 상황에 맞게 때론 1번처럼, 또 3번처럼 칠 수 있어야죠.”

마법사 군단이 ‘공포의 9번 타자’ 김상수의 역전 3점포에 힘입어 홈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KT 위즈는 4월 12일 수원에서 SSG 랜더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맞붙어 기분 좋은 8대 3 승리를 거뒀다. 투·타에서 좋은 활약들이 이어진 가운데 이날 9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상수의 방망이가 말 그대로 ‘불’을 내뿜었다.

김상수는 4타수 2안타 2득점 1홈런 3타점 1볼넷 맹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고, 특히 2회 말 무사 1, 3루 상황에서 SSG 선발 로버트 더거를 강판시키는 쓰리런 홈런을 치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이강철 KT 감독은 “분위기를 가져온 순간”이라고 말했을 정도. 김상수의 시즌 첫 홈런이 극적일 때 나온 셈이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상수는 2회 말 상황을 복기하면서 “1스트라이크-3볼 상황에서 상대 투수(더거)가 속구로 승부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노림수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KT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는 김상수는 개막 후 18경기에서 줄곧 선발로 수비를 소화하고 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을까. 이와 관련해 김상수는 고갤 저으며 “체력은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마음에 계속 걸리는 건 부진한 팀 성적이다.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든 게 사실이고, 동료들과 계속해서 이겨내려고 노력 중이다. 최근 팀 분위기도 즐겁게 끌어가려고 다들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KT 내야수 김상수(사진=KT)
KT 내야수 김상수(사진=KT)

KT는 현재 5승 13패(승률 0.278)로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마운드에선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고영표, 배정대, 김민혁 등 투·타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도 겹쳤다. 하지만 김상수는 “아쉬운 부분들이 팀을 괴롭히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반등할 수 있다”면서 “작년처럼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우리 선수들 안에 존재한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베테랑 김상수는 예년처럼 황재균, 박경수 등과 호흡을 맞추기보단 이호연, 천성호 등 신예들과 함께 수비를 책임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저는 말로 조언해 주고 끌어가는 것보단 솔선수범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라고 생각해요. 후배들과 함께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상수의 미소다.

3월에만 28타석을 소화해 OPS(출루율+장타율)가 0.368에 그친 김상수지만, 4월부턴 다르다. 4월 들어 김상수의 OPS는 38타석 동안 무려 0.816에 달한다. 주로 9번 하위 타순을 맡고 있지만, 김상수를 상대하는 투수는 쉬운 승부를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이와 관련해 묻자, 김상수는 “시즌 초반엔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 적응 문제로 타석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말한 뒤 “최근엔 스트라이크 판정에 쫓기는 것보단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스윙하기로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상수는 끝으로 최근 팀의 부진을 두고 다시 한번 “우리 팀은 작년(2023년)에도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반등한 저력이 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부상 선수들도 돌아온다. 올 시즌 역시 충분히 또 일어설 수 있는 팀이란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강조했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베테랑 유격수의 방망이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김상수의 반등이 KT의 분위기 반전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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