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잠실]
LG 트윈스가 ‘갈 길 바쁜’ 롯데 자이언츠를 선발 전원 안타에 힘입어 7연패 늪에 빠뜨렸다. 대타로 나선 우타 기대주 김범석의 쐐기타까지 터지면서 주중 시리즈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시작한 LG다.
LG는 4월 16일 홈 잠실 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을 7대 2로 이겼다. 앞서 두산 베어스와 맞붙어 주말 3연전 동안 1승 2패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LG로선 값진 승리다. 연패 기록을 두 경기 만에 끊어냈기 때문. 반면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롯데는 지난 9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시작해 계속해서 연달아 7경기째 지고 있다.
롯데는 0대 0으로 맞선 2회 초 시작부터 전준우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 손호영, 이학주가 차례대로 병살타, 내야 땅볼 등으로 물러나면서 선취점을 얻을 기회를 놓쳤다. 그 뒤 득점 기회는 곧바로 LG를 찾아왔다.
2회 말 1사 후 5타자 연속 출루가 나온 것.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부진으로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구본혁이 포문을 열었다. 1사 1, 2루에서 윌커슨이 5구째 던진 컷패스트볼을 공략해 팀의 첫 점수를 기록한 것. 그 뒤 1사 만루 기회를 얻은 신민재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LG는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롯데 선발 윌커슨이 내준 유일한 실점 이닝이었기에 아쉬운 대목이다. 윌커슨은 이날 LG 타선에 맞서 6이닝 동안 89구를 던져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속구는 총 32구를 던진 가운데 최저 141km/h, 최고 146km/h까지 나왔다. 또 윌커슨의 시즌 5번째 등판에서 나온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QS)이기도 하다. 종전 QS는 3월 29일 사직 NC전(6.1이닝 1실점)에서 거둔 바 있다.

LG 왼손 에이스 디트릭 엔스 상대로 경기 내내 꽁꽁 묶였던 롯데 타선이 추격을 시작한 건 6회 초다. 선두타자 정훈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 나왔다. 정훈은 엔스가 4구째 던진 147.9km/h 한복판 속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고, 양 팀의 점수는 2점 차로 좁혀졌다. 추가 실점 없이 6회를 마친 엔스는 이날 최고 151km/h 속구를 앞세워 94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롯데 타선의 추격은 엔스가 내려간 7회 초에도 계속됐지만 이내 무위로 돌아갔다. LG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우완 백승현은 난조를 겪었고, 이 가운데 롯데는 대주자 황성빈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구원 등판한 LG 왼손 필승조 이우찬이 1사 1, 2루 상황에서 김민석, 윤동희를 차례대로 삼진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7회 말 공수교대 후 롯데가 위기에 빠졌다. 이번엔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무려 4실점을 추가로 허용한 게 뼈아픈 순간이었다. LG는 롯데 우완 최준용 상대로 2사에서 신민재가 또 한 번 1타점 적시타를 때려 4대 1로 앞서는 점수를 만들었다. 이어 대타로 나온 프로 데뷔 2년 차 신예 김범석이 최이준과 5구 승부 끝에 절묘하게 3루 쪽을 빠져나가는 2타점 2루타를 작렬하면서 승기를 굳혔다. 여기에 베테랑 타자 김현수가 안타로 추가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면서 이날 승부는 일순간 6점 차로 벌어졌다.
롯데는 8회 초 전준우의 솔로포로 다시 추격에 나섰지만, 승패를 뒤집기엔 화력이 끝내 부족했다. 이에 5점 차로 9회 초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 돌입한 LG는 우완 최동환을 꺼내 공 9구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면서 경기를 매조졌다.

경기 뒤 염경엽 LG 감독은 “엔스가 1선발다운 좋은 투구를 펼쳤고, 하위 타순에서 구본혁·신민재가 선취점이 필요한 시점에서 타점을 올려주면서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또 “또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신민재가 추가 점수를 올려주고, 대타 김범석이 순도 100% 활약을 해주면서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고 덧붙인 염 감독은 “불펜에선 이우찬이 삼진 2개를 잡아주면서 상대 팀의 흐름을 끊어준 것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7회 말 대타 2타점 적시타를 친 김범석은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타석에 들어가기 전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현수 선배가 대기 타석에서 ‘절대 긴장하지 말고 그냥 재밌게 후회 없이 배트를 돌리고 오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또 팀에 추가 점수가 필요한 순간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게 기분이 좋아요.”
또 이날 9번-2루수로 선발 출전한 신민재는 2안타 멀티히트 및 3타점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견인한 바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신민재는 “개인 성적과 별개로 주중 첫 경기부터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면서 “구종이 아닌 코스를 나눠서 어떤 공을 칠지 미리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 게 도움이 됐다. 몸쪽을 노렸고,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신민재는 끝으로 “무엇보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주중 첫 경기부터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는 오는 17일 잠실 주중 두 번째 경기 선발 투수로 우완 이인복을 예고해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는 LG의 선발 투수는 우완 임찬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