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황영묵(사진=한화)
1군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황영묵(사진=한화)

 

[스포츠춘추=대전]

드래프트 당시 “즉시 전력감”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 신인 내야수 황영묵이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경쟁력 있는 플레이로 구멍 난 한화 이글스 유격수 자리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황영묵은 4월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선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최근 3경기 연속 안타에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현재까지 시즌 타율은 0.400에 OPS 0.933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황영묵의 활약에 만족을 보였다. 최 감독은 “하주석, 이도윤을 제외한 유격수 가운데 가장 낫다는 평가다. 스프링캠프에도 데려갔고 쭉 지켜봤는데, 아직 몇 경기 하진 않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화는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또 다른 유격수 이도윤도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다. 최 감독은 “이도윤 선수의 타격감이 떨어지는 시기였는데 황영묵이 공수에서 잘 해주고 있다”면서 신예의 등장을 반겼다. 

황영묵은 2024 신인 4라운드 31순위 지명으로 올해 입단했다. 신인이지만 1999년생으로 올해 나이는 24세다. 충훈고를 졸업한 뒤 중앙대(중퇴), 성남 블루팬더스(해체)를 거쳤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해체), 연천 미라클까지 다양한 독립야구단을 경험했다.

황영묵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사진=한화)
황영묵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사진=한화)

타격 능력은 충훈고 시절에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짧고 간결한 스윙에 볼을 맞히는 감각이 좋아 프로 투수들의 강속구도 대처 가능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당시엔 체구가 작고 힘이 약해 프로 지명까지는 받지 못했는데, 군 복무 기간 몸무게를 85kg까지 늘리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2022시즌에는 독립리그에서 23경기 연속안타 기록을 세웠고, 그해 9월 22일엔 힛 포더 사이클을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엔 재능이 있는 선수다. 최근 프로 1군 경기에서 보여주는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19일 경기 후 만난 황영묵은 “경기에 나가는 게 재미있다”면서 “어느 순간에 나가게 될지 몰랐기 때문에,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때마침 기회가 왔다.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신인이라 투수들이 공격적으로 (존에) 들어오는 걸 느낀다”는 황영묵은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항상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가려 한다. 자신 있는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를 앞두고 수비 훈련 중인 황영묵(사진=한화)
경기를 앞두고 수비 훈련 중인 황영묵(사진=한화)

황영묵은 수비에서도 쓰임새가 다양한 선수다. 유격수는 물론 2루수, 3루수까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다. 안정적인 포구능력과 강한 송구 능력이 장점이란 평가. 최원호 감독도 “주전들의 부상에 대비해 작년 마무리 캠프부터 3개 포지션을 준비하게 했다. 이전부터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한 선수라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보이지 않는다.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영묵이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은 유격수다. 그는 “원래 포지션이 유격수였다. 그래서 주포지션으로 경기에 나가는 지금이 내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캠프 때부터 최근까지 하주석, 이도윤 선배님께 많이 물어보며 배우고 있다. 옆에서 보는 것도 공부가 된다. 지금도 계속 도움을 받는 중”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한화 이글스의 신인답지 않은 신인 황영묵(사진=한화)
한화 이글스의 신인답지 않은 신인 황영묵(사진=한화)

프로에 오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선수답게 ‘간절함’으로 무장한 황영묵은 “신인이긴 하지만 나이는 신인이 아니다”라며 “신인 같지 않은 신인인 셈”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나이가 있는 신인이니까 어린 선수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죠. 긴장해도 안 되고, 준비된 플레이를 보여줘야 합니다. 항상 준비된 선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황영묵의 말이다.

최원호 감독도 황영묵의 신인답지 않은 태도를 칭찬했다.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고 말한 최 감독은 “훈련할 때 보면 정말로 절실하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이 잘 되면 좋지 않겠나”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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