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사진=조코비치 SNS)
노박 조코비치(사진=조코비치 SNS)

 

[스포츠춘추]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가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경기에서 조코비치는 나달을 6-1, 6-4로 제압했다.

'테니스 황제' 나달의 홈코트로 불리는 롤랑가로스에서 펼쳐진 이번 경기는 두 선수의 60번째 맞대결이었다. 그랜드슬램 우승 46회를 합작한 두 거장의 대결은 이번에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의외로 싱거웠다.

조코비치는 1세트를 6-1로 손쉽게 가져갔고, 2세트에서도 4-0으로 앞서나갔다. 나달은 2세트 중반 4게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조코비치가 2세트를 6-4로 마무리 지으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두 선수의 경기력 차이는 확연했다. 조코비치는 나달의 약해진 서브를 공략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반면 나달은 베이스라인 뒤에서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다 실수를 연발했다.

경기 분위기는 2세트 중반 잠시 바뀌는 듯했다. 4-0으로 뒤지던 나달이 4게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곧바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5-4로 앞서 나갔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나달과의 상대 전적에서 31승 29패로 우위를 굳혔다. 또한 유일하게 달성하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반면 나달에게는 아쉬운 패배였다. 그는 2022년 프랑스오픈 이후 가장 큰 시험대였던 이번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서브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나달이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그를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2세트 중반에 너무 편안해져서 실수를 했다. 나달에게 기회를 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특히 이 코트에서는 더 그렇다”고 덧붙였다.

나달은 "노박을 상대로 거의 데미지를 주지 못했다. 내가 20년 전의 다리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쉽지 않은 경기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노박은 거의 항상 편안한 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상대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인정했다.

이번 경기는 나달의 은퇴설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러나 나달은 "은퇴에 대해 매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조코비치 역시 "우리의 라이벌 관계와 스포츠계를 위해 앞으로도 여러 차례 다른 대회와 코트에서 만나기를 희망한다”면서 "나달의 신체 상태나 앞으로의 계획을 모르지만, 더 많은 경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경기는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렸다. 1만5천 명의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특히 나달을 향한 "라파! 라파!" 응원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이에 대해 "긴장감과 믿을 수 없는 분위기가 전해졌다”고 말했다.

나달의 올림픽 여정이 단식에서 끝났지만, 아직 복식 경기가 남아있다. 그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함께 남자 복식에 출전한다.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나달-알카라스 조는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