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바르셀로나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의 안방에서 4대0 대승을 거두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지난 2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리메라리가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연속골과 라민 야말, 하피냐의 추가골을 앞세워 홈팀 레알 마드리드를 완파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승점 30을 기록,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24)와의 격차를 6점으로 벌렸다.
이번 승리는 지난 여름 취임한 한지 플리크 감독 체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더못 코리건 디 애슬레틱 기자는 "플리크의 바르셀로나는 전통적인 티키타카에서 벗어나 더 빠르고 위험을 감수하는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며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가 점유율로 경기를 지배하는 것과 달리, 플리크의 바르셀로나는 매우 높은 수비라인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전혀 두려움 없이 경기를 펼친다"고 평가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바르셀로나 선수 11명 중 6명이 22세 이하였으며, 이 중에는 17세인 야말과 쿠바르시도 포함됐다. 특히 이번 시즌 플리크 감독 부임 이후 주전으로 자리잡은 21세 마르크 카사도는 이날 클라시코에서 맨 오브 더 매치급 활약을 펼쳤다.
전반전은 킬리안 음바페와의 줄다리기였다. 바르셀로나는 높은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한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음바페를 6차례나 걸어냈다. 폴 발루스 디 애슬레틱 기자는 "전반전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2번의 오프사이드를 유도한 것과 비교하면 4배나 많은 횟수"라고 전했다.
후반전 초반 레반도프스키가 연속골로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54분 카사도의 정확한 패스를 받은 레반도프스키는 골키퍼가 반응하기도 전에 빠른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2분 뒤에는 발데의 크로스를 정교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멀티골을 완성했다.
더못 코리건 기자는 "레반도프스키는 이번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통틀어 14경기 17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77분에는 17세의 신성 야말이 자신의 첫 클라시코 골을 신고했고, 84분 하피냐가 쐐기골을 터뜨리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승리로 바르셀로나는 11경기 37골을 기록, 21골에 그친 레알 마드리드와 16골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 후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60분 동안은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했다"며 "2022년 3월에도 바르셀로나에 4대0으로 졌지만 그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르트문트전과 같은 전술로 더 많은 압박을 가하려 했고, 60분간은 그렇게 했다. 릴전(챔피언스리그)처럼 경쟁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니라 많은 기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시 플리크 바르셀로나 감독은 "우리는 이제 막 여정을 시작했고, 지금까지는 잘 해내고 있다"면서 "부임 초기부터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모든 선수가 전술을 잘 따라주고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더못 코리건 기자는 "바르셀로나가 이번 시즌 지로나,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도 각각 4대1, 5대1로 승리했지만 패배할 수도 있었던 혼전 양상이었다"면서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상대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지만, 혼돈 속에서도 플리크의 젊은 팀이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1월 이적시장에서 올모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나 '레버' 정책이 필요하고, 시즌 내내 이런 에너지와 모멘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바르셀로나가 이제 리그 우승 후보로 떠올랐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바라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망했다.
바르셀로나는 다음 달 3일 오후 11시 15분 에스파뇰과의 홈경기에서 상승세 이어가기에 나선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하루 앞선 2일 오후 9시 발렌시아 원정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