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타니'라 불리는 사사키 로키(사진=지바 롯데 SNS)
'제2의 오타니'라 불리는 사사키 로키(사진=지바 롯데 SNS)

 

[스포츠춘추]

일본 프로야구의 '괴물 영건'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 마린즈)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가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고 시속 160km/h의 강속구를 앞세워 19탈삼진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사사키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뜨겁다. 사사키는 지난 3년간 NPB에서 평균자책 2.02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에는 129.1이닝 동안 173탈삼진을 기록하며 단 23개의 볼넷만을 허용하는 압도적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변수는 사사키의 나이다. 만 25세 미만 선수는 마이너리그 계약만 가능해 국제 계약금 풀에서 지급받아야 한다. 각 구단의 현재 풀 한도는 800만 달러(약 104억 원) 미만이다. 디 애슬레틱은 "사사키가 올 오프시즌에 포스팅될 경우 2017년 오타니 쇼헤이와 비슷한 수준의 계약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만 25세가 된 후 포스팅을 통해 다저스와 3억2500만 달러(약 4225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에 치바 롯데 구단으로서는 사사키를 2년 더 보유했다가 더 큰 보상을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노 새리스 필자는 사사키의 구속과 구종 분석을 통해 메이저리그 적응 가능성을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사사키의 패스트볼은 WBC 때 평균 구속 160km를 기록했고, 상하 움직임이 43cm, 좌우 움직임이 33cm에 달했다. 이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마무리 투수 루카스 얼섹, 뉴욕 메츠의 셋업맨 라인 스태넥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2024년 시즌에는 구속이 시속 156km대로 떨어졌고, 공의 회전도 다소 줄어들었다.

슬라이더의 경우 WBC 때는 시속 140km의 자이로볼 형태였으나, 최근에는 시속 134km대로 떨어졌다. 이노 새리스는 "시속 137km 이상의 자이로 슬라이더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며 "현재 구속이라면 캔자스시티의 브래디 싱어의 슬라이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스플리터다. 이노 새리스는 "사사키의 스플리터는 지난해 57%의 헛스윙을 유도했다"며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신시내티 레즈의 페르난도 크루즈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마나가 쇼타가 42.9%의 헛스윙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는 "사사키는 제이콥 디그롬을 연상시킨다"며 "1선발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고위 임원은 "아마추어 드래프트 대상이었다면 쉽게 전체 5순위 안에 들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노 새리스는 최근 일본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성공 사례를 분석하며 사사키의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지난 10년간 NPB에서 삼진-볼넷 비율이 18% 이상이었던 투수들 중 9명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다"며 "사사키는 28.4%로 이 수치를 크게 웃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오타니 쇼헤이(22.7%), 다르빗슈 유(22.5%), 야마모토 요시노부(22.2%)보다도 높은 수치다.

다만 최근 구속 저하와 부상 이력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평균 시속 160km를 기록했던 패스트볼은 2024년 시즌 시속 156km대로 떨어졌다. 또한 올해는 상체 피로와 팔 통증으로 111이닝에 그쳤다. 이노 새리스는 "구속과 성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진에 견줄 만한 기량"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다저스가 사사키의 유력한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메츠의 데이비드 스턴스 야구 운영 사장은 "9월에 일본을 방문해 사사키의 투구를 지켜봤다"고 밝혔다. 컵스, 양키스, 샌디에이고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NPB는 포스팅 마감일을 12월 15일로 정했으며, 포스팅 이후에는 45일의 협상 기간이 주어진다.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는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