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일본 프로야구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가운데, LA 다저스행이 유력하다는 일각의 전망에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인 선배들의 존재가 오히려 사사키의 다저스행에 걸림돌이 될 것이며, 오히려 다르빗슈가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사사키와 잘 맞는다는 주장이다.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 짐 보우덴 칼럼니스트는 15일(한국시간) '디 애슬레틱' 기고문에서 "사사키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는 다저스가 아닌 다른 팀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MLB 각 구단 프런트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토대로 볼 때, 파드리스, 레이스, 메츠, 브레이브스 등이 더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사사키는 시속 160km대 강속구와 위력적인 스플리터,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차세대 에이스다. 올 시즌 지바 롯데에서 16경기에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 1.78을 기록했고 91.1이닝 동안 탈삼진 135개를 곁들이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선 19세의 나이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바로 다음 등판에서도 8회까지 퍼펙트를 이어가며 17이닝 연속 퍼펙트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런 사사키에 관해 보우덴은 "저스틴 벌랜더, 잭 휠러, 제이콥 디그롬을 합친 듯한 투수"라고 극찬했다.
다만 보우덴은 "사사키는 다르빗슈나 야마모토, 다나카 마사히로처럼 검증된 선수가 아닌, MLB 신인 드래프트 탑3급 유망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이영상을 받을 만한 잠재력은 있지만, 2025시즌 신인왕도 장담할 수는 없는 투수"라는 설명이다.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내년 1월 15일 이후에나 가능하다. MLB의 새로운 국제 신인 계약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23세인 사사키는 국제 아마추어 자격으로 분류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각 구단의 국제 신인 보너스 풀은 약 700만 달러(약 91억원)로 제한돼 있어, 계약금 차이가 영입선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저스행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는 오타니, 야마모토의 존재를 꼽았다. 보든은 "광고 수익 면에서 매우 불리하다. 실제로 야마모토도 같은 팀의 오타니 때문에 메츠의 센가 코다이보다 광고 수익이 적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25~35명에 달하는 일본 취재진의 일상적인 밀착 취재도 어린 투수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파드리스는 사사키의 '멘토' 격인 다르빗슈가 2028년까지 장기 계약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르빗슈는 38세의 베테랑으로, 사사키가 성장하는 동안 조언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보든은 "다저스의 오타니, 야마모토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게 광고 수익 면에서도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사사키의 구속은 지난해보다 평균 2.7km가량 떨어졌지만, MLB 관계자들은 "투구 운용 능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사키는 최근 사타구니 부상과 어깨 피로 증세를 겪은 바 있어, 영입하는 구단은 신중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우덴은 소식통을 인용해 "2025시즌 투구 이닝을 120~130이닝으로 제한하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우덴은 "사사키의 잠재력은 특별하다. 지난달 내가 발표한 FA 랭킹에선 후안 소토, 코빈 번스에 이어 3위로 평가했다. 맥스 프리드나 블레이크 스넬보다 앞선 순위"라며 "다저스행설이 파다하지만, 내가 듣는 바로는 파드리스, 레이스, 메츠, 브레이브스가 더 유력하다. 물론 다른 팀들도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