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MLB의 여자 소프트볼 버전을 만든다."
북미 프로스포츠 최초의 여성 단장 출신 킴 응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의 단장직에서 물러난 킴 응이 이번엔 여자 프로 소프트볼리그 설립을 주도한다.
스포츠 매체 ESPN과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애슬리츠 언리미티드(AU)는 2025년 6월 새로운 프로 소프트볼리그 AUSL을 출범한다. AU는 2020년 창립 이래 소프트볼, 농구, 배구, 라크로스 등 여자 프로스포츠 대회를 개최해왔다.
킴 응은 AUSL의 수석 고문을 맡았다. 기존 AU 대회와 달리 AUSL은 정식 프로리그 형태로 운영된다. 4개 팀이 30경기씩을 치르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야구계에서도 유명 인사인 제니 핀치가 고문으로 참여한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단장을 지낸 킴 응은 "여자 소프트볼의 프리미어리그가 오래전에 만들어졌어야 했다"며 "여자 대학 농구와 WNBA의 최근 성공을 보면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토요일 밤에 10살 아들과 WNBA 경기를 봤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 갑자기 일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AUSL은 2025년 초 '선수 할당 드래프트'와 봄 대학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구성한다. 기존 AU 소프트볼 대회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그동안 AU 대회는 개인 포인트 순위 상위 선수들이 주장이 되어 매주 팀을 새로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엔 3전2선승제 챔피언십 시리즈로 우승팀을 가린다. 이후 4주간 'AUSL 올스타컵'을 열어 개인 챔피언도 선발한다. 이는 선수 중심 운영이라는 AU의 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AU는 구단주나 투자자 없이 선수들이 직접 주주로 참여하는 구조다.
이미 9명의 선수와 계약도 마쳤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칼리 후버와 데자 멀리폴라가 대표적이다. 감독과 단장진도 화려하다. 올림픽 2관왕 스테이시 누베만-데니즈가 사령탑을 맡고, 올림픽 3관왕 리사 페르난데스와 프로리그 4회 우승자 캣 오스터만이 단장을 맡는다.
ESPN과 중계권 계약도 체결했다. 최소 30경기가 ESPN, ESPN2, ESPNU를 통해 생중계된다.
킴 응은 "2028년 LA 올림픽에서 소프트볼이 정식 종목으로 돌아오는 만큼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쟁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969년생인 킴 응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에서 21년간 프런트 경력을 쌓았다. MLB 사무국 부사장을 거쳐 2020년 마이애미 말린스 단장에 올랐고, 재임 마지막 해인 2023년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킴 응은 "난 시카고대학에서 소프트볼을 했던 선수 출신"이라며 "여성 스포츠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건 단순한 순간이 아닌 하나의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U의 존 패트리코프 CEO는 "킴 응은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성공한 경영인 중 한 명"이라며 "리그와 구단 운영 경험을 두루 갖췄고, 뛰어난 전략가이면서 프로스포츠 운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