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2022년 윔블던 챔피언 옐레나 리바키나(6위·카자흐스탄)가 호주오픈을 앞두고 최대 위기를 맞았다. WTA 투어가 그의 전 코치이자 새 시즌 복귀를 선언했던 스테파노 부코프에 대해 윤리강령 위반 혐의로 임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매튜 퍼터만, 찰리 에클셰어 디 애슬레틱 기자는 3일(한국시간) "WTA가 부코프에 대해 임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호주오픈 주관사인 테니스 오스트레일리아도 대회 출입증 발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부코프는 대회 연습장과 코치석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WTA는 성명을 통해 "부코프가 현재 윤리강령 위반 혐의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며 "임시 자격정지 기간 동안 WTA 출입증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통상적으로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만, 최근 상황이 잘못 전달되고 있어 이 사안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부코프의 '과도하게 강압적인 지도방식'에 대한 외부 제보로 시작됐다. ESPN 해설위원이자 도나 베키치의 코치인 팸 슈라이버는 2023년 "리바키나가 항상 존중받는 방식으로 대화하고 지도하는 코치를 찾길 바란다"며 부코프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리바키나는 줄곧 부코프를 옹호해왔다. 그는 WTA에 "부코프가 자신을 학대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지난 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5시즌 부코프가 코치진에 합류하게 됐다"며 재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조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WTA는 부코프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단계에서 진행 중이며, 수일 내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부코프에 대한 직접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리바키나의 코치진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노박 조코비치의 전 코치인 고란 이바니셰비치를 영입했으나, 불과 2개월 만에 부코프 복귀를 선언해 논란이 됐다. 소식통들은 "이바니셰비치가 리바키나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했다"며 "부코프가 향후 실질적인 코치 역할을 맡게 된다면 이바니셰비치가 팀에 남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리바키나와 부코프는 5년간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2019년 세계 랭킹 100위권 밖이었던 리바키나는 부코프와 함께 2022년 윔블던 우승, 2023년 호주오픈 준우승을 달성했고, 자신의 최고 순위인 3위까지 올랐다. 특히 여자테니스 최강자 이가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몇 안 되는 선수였다.
업계에서는 리바키나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리바키나가 부코프를 위해 일반 관람석 티켓을 구매하는 방안부터 WTA 투어와 호주오픈 보이콧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부코프는 리바키나의 요청으로 호주에 도착했으나, WTA의 결정으로 코치 활동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