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여성 프로스포츠가 미국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는 가운데, 2026년 출범을 앞둔 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 팬그래프스 필자 키리 올러는 1월 7일(한국시간) 공개한 기사 '신생 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여자스포츠 역사에서 배워야 할 교훈'에서 여성 스포츠의 실패와 도전의 역사를 통해 WPBL의 성공 가능성을 분석했다.
최근의 시장 데이터는 이러한 낙관론을 뒷받침한다. 와서만 에이전시의 연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여성 스포츠가 전체 스포츠 미디어 커버리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까지 증가했다. WNBA의 경우 ESPN 중계 경기 평균 시청자가 119만 명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주류 미디어의 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서 여성 스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해, 미디어 노출의 질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러 기자는 1970년대 후반 여자프로농구리그(WBL)의 실패 사례에 주목했다. WBL은 초기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구단주들의 단기적 수익 추구와 부실한 운영으로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를 교훈 삼아, WPBL은 장기적 비전을 가진 구단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00개의 구단 소유 문의를 받았으며, 스타인은 "돈보다 올바른 마인드를 가진" 구단주 선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WPBL은 MLB와의 파트너십 대신 독립적인 운영을 선택했다. 이에 따른 핵심 전략으로 전문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리그는 야구와 여성 스포츠 분야에서 수십 년의 경험을 가진 7명의 여성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올아메리칸 걸스 프로페셔널 베이스볼 리그 출신 투수 메이벨 블레어가 명예 위원장을 맡았다.
선수 육성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구축 중이다. 현재 2,000명 이상의 여성이 남자 고등학교 팀에서 활약하고 있어 잠재적 선수 풀로 활용할 수 있다. 리그는 2025년 말 선수 드래프트에 앞서 올 봄 스카우팅 캠프를 개최할 예정이며, 전 세계 700여 명의 선수가 이미 등록하는 등 인재풀 확보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리그의 성장 전략도 현실적이다. 초기에는 미국 북동부 지역 6개 팀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전국 리그로 확장할 계획이다. 스타인은 "수지타산이 맞기까지 3-5년이 걸릴 것"이라며 현실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올러 기자는 "여성 스포츠에 대한 편견 때문에 종종 부차적인 홍보 활동에 치중하는 실수를 범하지만, 결국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끄는 것은 수준 높은 경기력"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 전략도 중요한 과제다. 팬들이 돈을 내고라도 찾아서 시청하는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WPBL은 초기에 접근성 높은 중계 플랫폼 확보가 필수적이다. 올러 기자는 최근 출범한 여자프로하키리그(PWHL)가 유튜브를 통해 무료 스트리밍을 제공해 성공적으로 팬층을 확보한 사례를 들며, "복잡한 구독 모델이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플랫폼 대신, 초기에는 유튜브와 같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선수 처우 개선도 핵심 과제다. 초기에는 높은 연봉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숙박비와 식비 지원 등 기본적인 처우는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선수노조 설립을 통한 선수들의 권익 보호도 중요하다. 빌리 진 킹이 "수백만, 수백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듯이, 새로운 스포츠 리그의 성공은 막대한 투자와 인내를 요구한다.
"WPBL의 도전은 단순히 하나의 스포츠 리그를 만드는 것을 넘어, 미국 여성 야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인 시도"라고 올러 기자는 평가했다. 그는 "WPBL이 50년 후에는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리그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투자의 가치를 믿는 구단주들의 장기적 헌신과 리그 운영진의 전략적 실행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스포츠 시장의 성장세와 WPBL의 체계적인 준비 과정을 고려할 때, 이전의 실패 사례들과는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