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주 가족의 집안 싸움이 법적 공방으로 격화되고 있다. 미망인 실 세이들러가 시동생들을 상대로 제기한 "연고지 이전 시도" 등 각종 의혹에 맷 세이들러 신임 구단주는 강력 반박에 나섰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 유일하게 샌디에이고에 남은 파드리스의 운영권과 소유권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복수의 미국 현지 매체는 1월 9일(한국시간) 맷 세이들러가 구단 파트너와 팬들에게 보낸 1600자 분량의 서한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세이들러는 "모호함 없이 분명히 말하자면, 파드리스의 샌디에이고 이전은 한 번도 논의되거나 고려된 적이 없다"는 문구를 굵은 글씨로 밑줄까지 그어가며 강조했다.
특히 "샌디에이고 팬들은 메이저리그 최고이며, 펫코파크는 MLB 최고의 구장"이라며 연고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파드리스는 현재 샌디에이고에 남은 유일한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구단으로, 지난 2년 연속 구단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논란은 실 세이들러가 시동생 맷과 로버트(밥)를 상대로 텍사스주 유산관리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비롯됐다. 그녀는 고인의 신탁 관리인이자 유산 집행인 역할을 맡은 이들이 "신탁 의무 위반, 사기, 재산 유용, 중대한 사익 추구"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실 세이들러는 "구단의 약 4분의 1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최대 단일 가족 주주"라고 주장하며, 맷이 9남매 중 장남인 존 세이들러를 차기 지배인으로 지명한 것에 대해 "구단 매각과 연계된 이전 시도의 일환일 수 있다"고 의심을 제기했다.
맷은 "실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우리는 이에 대해 강력히 맞설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피터는 지배인 역할에 대해 밥, 존, 나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고, 때가 되면 우리 중 누구라도 지배인을 지정할 수 있다는 확신을 거듭 표명했다"며 "실을 지배인 후보로 언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세이들러 가문은 현재 구단 지분 약 4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LB는 각 구단마다 한 명의 '지배인(컨트롤 퍼슨)'을 지정해 리그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파드리스는 지난달 존 세이들러를 새로운 지배인으로 선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MLB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한편 맷은 실이 제기한 인종차별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실은 소장에서 로버트의 아내가 인도계인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이며 혐오스러운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맷은 "해당 인물이 힘든 개인적 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쉴도 잘 알고 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상처 주는 언어가 다른 어떤 가족 구성원의 생각이나 감정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MLB 구단주 승계를 둘러싼 이번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존 세이들러의 지배인 선임은 MLB 구단주 4분의 3 이상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공식 투표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구단주 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