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2025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다니엘 콜린스(31·미국)의 도발적 행동을 둘러싼 논란이 테니스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찰리 에클레셰어 기자는 '다니엘 콜린스의 역습'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논란을 심층 분석했다.
콜린스는 16일 호주 선수 데스타니 아이아바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한 뒤 자신을 야유하던 관중들을 향해 귀에 손을 대는 도발적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내 통장을 채워주고 있다" "호캉스 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로 논란에 불을 지폈다. 18일 매디슨 키스(미국)와의 3라운드에서는 4-6, 4-6으로 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만 6건의 새로운 스폰서가 생겼다"며 오히려 논란을 즐기는 태도를 보였다.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측에서는 콜린스의 행동이 테니스의 품격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호주의 베테랑 스포츠 캐스터 토니 존스는 콜린스를 "버릇없는 아이 같다"라고 지적하며 "테니스는 상호 존중과 예의를 근간으로 하는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현지 팬들도 3라운드 경기 내내 콜린스를 향한 야유를 보내며 반감을 표출했다.
반면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은 콜린스의 행동이 테니스의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호주오픈 10회 우승자인 레전드 노박 조코비치는 "콜린스가 홈 관중들에 맞선 것이 마음에 든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나아가 "테니스는 더 과감해져야 하며, 경기 중 댄서들의 공연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린스 본인도 "미국 테니스채널 시청자의 평균 연령이 62세"라는 점을 지적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종목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더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때로는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에클레셰어 기자는 콜린스의 도발이 실제 마케팅 효과로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콜린스는 이번 대회에서 발생한 6건의 새로운 스폰서 계약 기회를 언급하며 "야유하는 관중들도 저의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사의 스포츠로 여겨져 온 테니스에 콜린스의 '어그로'가 던진 변화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콜린스를 제압한 매디슨 키스는 21일 4라운드에서 6번 시드의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