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와 전 통역사 미즈하라 이페이(사진=NBC 방송화면)
오타니와 전 통역사 미즈하라 이페이(사진=NBC 방송화면)

 

[스포츠춘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계좌에서 거액을 빼돌린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은행과의 통화에서 오타니를 사칭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미 법무부가 제공한 약 4분 분량의 녹음파일을 24일(한국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여기엔 미즈하라가 오타니 행세를 하며 20만 달러(2억8000만원)의 계좌이체를 시도하는 정황이 담겨있다.

연방 검찰 제프 미첼 검사는 법원에 제출한 양형 의견서에서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온라인 계좌 정보를 자신의 이메일과 휴대전화 번호로 변경해 보안체계를 우회한 뒤 수차례 은행에 전화를 걸어 송금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녹취록에 따르면 은행 직원이 "누구십니까?"라고 묻자 미즈하라는 "오타니 쇼헤이입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은행 직원이 본인확인을 위해 문자메시지로 보낸 6자리 인증번호를 요구하자, 미즈하라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수신한 번호를 읽어주며 인증을 통과했다.

은행 직원이 "최근 사기와 범죄가 늘어나 고객 보호를 위해 온라인 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번 거래의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미즈하라는 "자동차 대출"이라고 거짓말했다. 송금 대상자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친구"라고 답했고, "직접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번"이라고 응답했다.

검찰은 이 녹음이 은행으로부터 확보했으며, 은행명과 "기소되지 않은 공범"의 이름은 편집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미즈하라에게 4년 11개월의 징역형과 함께 오타니에 대한 1700만 달러의 배상, 국세청에 110만 달러(15억4000만원)의 세금 납부를 권고했다. 다만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배상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미즈하라는 2021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불법 도박업자 매슈 보이어를 통해 약 1만9000건의 온라인 도박을 했으며, 누적 도박 빚이 4070만 달러(5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미즈하라의 범행이 도박 중독 때문이라는 변론이 있을 수 있으나, 도박과 무관한 개인적 지출에도 훔친 돈을 사용했다"며 "결국 그의 범죄 동기는 도박 중독이 아닌 탐욕"이라고 지적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신용카드로 이베이에서 32만5000달러(4억5500만원)어치의 야구카드를 구매하기도 했다. 그는 2월 6일 선고를 앞두고 있으며, 유죄가 확정되면 일본으로 추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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