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메이저 테니스 대회의 변혁이 이어지고 있다. US오픈이 2025년부터 대회 기간을 15일로 확대하고 일요일 개막 체제로 전환한다. 이로써 윔블던만이 전통적인 월요일 개막을 유지하게 됐다.
US오픈 조직위원회는 30일(한국시간) "2025년 대회가 8월 24일 일요일에 시작해 9월 7일 일요일에 끝나는 15일 일정으로 치러진다"고 발표했다. 메이저 대회 중 프랑스오픈이 2006년 처음으로 15일 체제를 도입했고, 호주오픈이 올해부터 이를 따랐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관중 수요가 있다. US오픈은 "지난 3년 연속 관중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이번 대회 일정 확대로 7만 명의 추가 관중이 본선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정 확대는 심야 경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아리나 사발렌카와 예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의 3회전 경기가 자정을 8분 넘긴 시각에 시작돼 대회 역사상 가장 늦은 경기 시작 기록을 세웠다. 정친원과 도나 베키치의 4회전 경기는 오전 2시 15분에 끝나 여자 단식 최후 종료 시각 기록을 경신했다.
US오픈은 이미 지난해 '심야 경기 종료 정책'을 도입해 늦은 시각 경기로 인한 선수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했지만, 앞서 언급한 두 경기 등에는 이 정책이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호주오픈도 올해부터 15일 체제를 도입했는데, US오픈이 이 흐름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일정의 핵심은 본선 1회전 경기를 3일로 분산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128명의 남녀 단식 선수들이 1회전을 치러야 했지만, 2025년부터는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사흘에 걸쳐 경기가 진행된다. 1968년 오픈 시대가 시작된 이래 US오픈이 주말에 개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메이저 대회 중 윔블던만이 전통적인 월요일 개막을 고수하게 됐다. 또한 윔블던은 예선전을 외부 코트에서 치르는 유일한 메이저 대회이기도 하다. 제임스 핸슨 디 애슬레틱 기자는 "테니스의 전통을 상징하는 윔블던이 이제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보수적인 대회로 남게 됐다"며 "다른 메이저 대회들이 변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윔블던의 선택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