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이탈리아의 새로운 테니스 황제 야닉 시너(22)가 호주 멜버른에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을 지켜냈다.
시너는 26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2025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26·독일)를 세트스코어 3대 0(6-3, 7-6<4>, 6-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시너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호주오픈 정상에 올랐으며, 통산 3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매튜 푸터만, 찰리 에클셰어 기자는 즈베레프의 네트 플레이 실수와 시너의 안정적인 첫 서브,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의 '행운의 네트코드'가 이날의 승부를 가른 것으로 분석했다.
시너는 전체 경기에서 브레이크 포인트를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서브 게임을 선보였다. 특히 첫 서브 성공률이 71%에 달했고, 첫 서브 시 평균 198km/h의 강력한 서브를 구사했다.
반면 즈베레프는 경기 내내 40개가 넘는 언포스드 에러를 기록했고, 10번의 브레이크 포인트 중 2번을 내주며 무너졌다. 특히 네트 앞에서의 실수가 잦았는데, 첫 세트에서는 10번의 네트 플레이 중 5번만 성공했다.
경기 후 즈베레프는 "나는 서브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시너보다 부족했다"며 "테니스에는 5-6가지의 중요한 기술이 있는데, 그 중 4-5가지를 시너가 나보다 잘한다. 그래서 그가 승리했고,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번 우승으로 시너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의 '차세대 메이저 우승 경쟁'에서도 한 발 더 다가섰다. 알카라스가 보유한 메이저 우승 4회에 이제 1회 차이로 좁혀진 것이다. 알카라스가 윔블던에서 2연패를 달성하고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도 우승한 반면, 시너는 아직 하드코트에서만 우승을 거두고 있어 클레이코트와 잔디코트에서의 경쟁력이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시너의 메이저 대회 연승 행진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항소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WADA는 시너의 지난해 봄 두 차례 약물 양성반응과 관련해 징계 면제 판정에 대해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이 사건은 오는 4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