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4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메이저리그(MLB)와 ESPN의 중계 파트너십이 위기를 맞았다. MLB는 ESPN이 중계권 계약 해지를 선택할 경우 새로운 계약 체결 없이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 애슬레틱의 에반 드렐릭 기자는 2월 7일(한국시간) "MLB 내부 관계자가 ESPN과의 새 계약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SPN은 올해로 36년째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을 방송하고 있으며, 연간 5억5000만 달러(7700억원)의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있다.
현재 양측은 2028년까지 7년 계약을 맺었으나, 올해 3월에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2025년까지는 현재 조건이 유지된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우리는 ESPN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각자가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ESPN이 계약 해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SPN이 MLB에 지불하는 중계권료는 애플TV+(연 8500만 달러)의 6배가 넘는다. 하지만 ESPN의 중계 패키지는 정규시즌 일요일 경기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한정돼 있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ESPN은 올해 중 스트리밍 서비스 '플래그십' 출시를 앞두고 있어 지역 방송권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ESPN의 지미 피타로 회장은 "메이저리그가 구단들의 지역 방송권을 묶어서 제안한다면 개별 계약보다 더 큰 규모의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MLB의 강경한 입장은 향후 TV 중계권 시장에서 더 큰 수익을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테리 맥귀크 회장은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NBA처럼 770억 달러(108조원)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의 평균 시청자 수는 150만5000명을 기록해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