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MLB)가 2025년 스프링 트레이닝 일부 시범경기에서 자동투구판정(ABS) 챌린지 시스템을 시험 도입한다.
MLB 사무국은 그레이프프루트리그와 캑터스리그의 13개 경기장에 T-모바일이 후원하는 ABS 시스템을 설치, 이 기술이 메이저리그 수준에 적합한지 판단할 계획이다. MLB의 모건 소드 야구 운영 수석부사장은 "이는 야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며 이번 시험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인간 심판이 기존처럼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지만, 호크아이(Hawk-Eye) 기술이 배경에서 작동하며 투구의 정확한 위치를 모니터링한다. 선수들은 심판의 판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챌린지를 요청할 수 있다.
각 팀은 경기당 두 번의 챌린지 기회를 갖게 되며, 타자, 투수, 포수만이 챌린지를 요청할 수 있다. 감독을 포함한 다른 인원은 챌린지를 신청할 권한이 없다. 선수는 심판 판정 직후 모자나 헬멧을 두드려 챌린지 의사를 표시하며, 덕아웃이나 다른 선수의 도움 없이 즉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판정이 번복될 경우 해당 팀은 챌린지 기회를 유지하게 된다. 마이너리그 테스트에서는 챌린지 절차에 평균 17초가 소요되었으며, 연장전에 들어가더라도 추가 챌린지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MLB는 마이너리그에서 100% 모든 투구를 ABS로 판정하는 방식과 챌린지 시스템을 모두 테스트했으나, 최종적으로 챌린지 시스템을 선택했다. 팬과 선수들이 여전히 심판의 인간적 요소를 원한다는 점이 주요 이유였다. 완전 ABS 방식에서는 볼넷이 증가해 경기 시간이 길어졌으며, 포수의 '프레이밍' 기술이 사라지는 것에 적지 않은 선수들이 반대 의사를 표했다.
마이너리그 테스트에서 챌린지 성공률은 약 51%로 나타났다. 선수들의 이의 제기가 많은 보더라인 투구에서도 그 비율이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 소드 부사장은 "우리가 시도한 어떤 스트라이크 존이나 형식에서도 이 비율이 50% 이상이나 이하로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판정 시비가 많은' 투구들에 대한 것임을 고려하면 매우 흥미로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ABS 스트라이크 존은 홈플레이트와 동일한 43.18센티미터 너비를 가지며, 상단 높이는 선수 신장의 53.5%, 하단 높이는 선수 신장의 27%에 위치한다. 깊이는 홈플레이트 전후로 각각 21.59센티미터를 적용한다. 이는 심판들이 일반적으로 판정하는 구역(상단 55.6%, 하단 24.2%)보다 약간 좁은 편이다.
선수 신장 측정은 팀 소속 트레이너의 측정과 독립적인 연구소의 생체역학 분석을 통해 이중으로 확인된다. 모든 선수는 신발을 신지 않고 똑바로 선 상태에서 측정하여 정확성을 기한다.
이 시스템은 스프링캠프 경기에만 적용되며, 2025년 정규시즌에는 도입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빠르면 2026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첫 시행은 2월 21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시범경기에서 이루어진다. 이후 캑터스리그와 그레이프프루트리그의 13개 구장에서 진행되는 경기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MLB는 또한 중계방송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표시하는 다양한 방식도 실험할 계획이다. 투구 위치만 표시하거나, 스트라이크 존 박스만 보여주거나, 박스의 모서리만 표시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테스트할 예정이다. 이는 선수들이 중계화면을 보고 챌린지할 투구를 결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