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로 이어지는 일본인 스타 3인방을 앞세워 일본 시장 장악 전략을 현실화하고 있다. 3월 18~19일 도쿄돔에서 시카고 컵스와의 MLB 개막 시리즈를 앞둔 다저스는 이미 일본 전역을 '다저스 블루'로 물들이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5일(한국시간) 일본 도쿄돔 연습 당일 "우리의 임무가 달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저스의 일본 진출은 팀 소유권 그룹인 구겐하임 파트너스가 이번 도쿄 시리즈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다저스 담당 파비안 아르다야 기자는 "오타니는 도쿄돔에 들어가기도 전에 당신을 맞이한다. 그의 얼굴과 이미지가 일본 곳곳의 광고판에 도배되어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다저스 외야수 토미 에드먼도 "호텔과 돔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도쿄 전역에서 오타니의 얼굴을 볼 수 있다. 거리를 걸어다니면서도 다저스 용품들이 보인다. 다저스가 일본의 팀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다저스 선수단이 지난 목요일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군중이 너무 많아 다른 터미널을 통해 빠져나가야 했다. 로버츠 감독이 시부야 거리를 걸었을 때는 다저스 모자만 눈에 띄었다. MLB.com의 소냐 첸 기자는 "선수들이 직업상 여행을 많이 하지만, 다저스의 이번 도쿄 시리즈 원정은 일부 선수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를 앞세운 다저스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금요일 도쿄돔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는 무려 1만507명의 일본 팬들이 유료 입장했다. 약 2,000엔(약 1만3천원)의 티켓은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매진됐다. 대부분의 관중이 다저스 용품을 착용했고, 일본 선수가 아닌 맥스 먼시, 미겔 로하스, 윌 스미스의 타격 연습에도 예의 바르게 박수를 보냈다.
"오늘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야구라는 경기에 대한 많은 흥분을 안겨준다. 여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야구를 즐기는지,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좋다"고 로하스는 말했다. 먼시도 "우리는 이 상황을 즐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도쿄시리즈는 MLB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지난해 서울, 멕시코시티, 런던, 산토도밍고에 이어 올해 도쿄에서 열린다. 다저스와 컵스는 경기에 앞서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즈와 각각, 시범경기를 치르며 일본 프로야구(NPB)와의 교류도 이어간다.
이번 시리즈는 일본인 선수들의 맞대결로도 주목받는다. 18일 개막전에서는 다저스의 야마모토가 컵스의 이마나가 쇼타와 맞붙고, 19일 2차전에서는 사사키가 저스틴 스틸과 대결한다.
일본에서의 MLB 정규시즌 경기는 2000년 컵스와 메츠의 경기를 시작으로 2004년, 2008년, 2012년, 2019년에 이어 이번이 여섯 번째다. 다저스는 일본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전에 2014년 시드니, 2018년 몬테레이, 2024년 서울에서 해외 시리즈 경험이 있다.
현지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됐다. 구겐하임이 후원하는 'MLB 도쿄 시리즈 팬 페스트'가 3월 8일부터 19일까지 도쿄 스카이트리 타운에서 열린다. 타격 체험존, 야구장, 기념사진 기회, MLB 테마 음식, 일본 출신 전 메이저리거 등장, 트로피와 유니폼 전시, MLB 도쿄 시리즈 공식 스토어, 경기 관람 이벤트 등이 진행된다.
또한 도쿄 노드에서는 3월 5일부터 30일까지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다저스 팬 체험 행사가 열린다. 다저 스타디움을 재현한 공간, 오타니의 50-50 기념 컬렉션 전시, VR 타격 케이지, 사진 촬영 기회, 다저스 구단 역사 전시 등이 준비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인 도쿄 스카이트리는 3월 7일, 17일, 18일, 19일에 도쿄 시리즈, 컵스, 다저스를 대표하는 세 가지 조명 패턴으로 빛날 예정이다. 도쿄 시리즈 경기 후에는 승리 팀의 색상으로 유지된다.
다저스는 경기장 밖에서도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를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는다. 로하스는 "다저스는 세계 최대 조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한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전 세계적인 모든 팀들과 함께요. 다저스는 그 수준에 정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