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가 마이애미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명불허전 기량을 펼치며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 랭킹 5위 조코비치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절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10위·불가리아)를 세트스코어 2대 0(6-2, 6-3)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마이애미 오픈 8번째 결승 진출을 확정했으며, 37세의 나이로 남자 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 1000 시리즈 결승에 오른 최고령 선수라는 새 기록을 세웠다. 그는 앞서 8강전에서 세바스티안 코다(미국)를 물리쳐 마스터스 1000 시리즈 준결승 최고령 진출자 기록도 세운 바 있다.
특히 조코비치가 결승에서 승리하면 자신의 커리어 100번째 ATP 투어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는 지미 코너스(109승)와 로저 페더러(103승)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100승을 달성하는 대기록이 된다.
이날 경기에서 조코비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첫 서브 성공률 87%를 기록했고, 위너 10개에 언포스드 에러는 5개에 불과했다. 반면 디미트로프는 위너 14개에 언포스드 에러가 32개나 됐다. 조코비치는 총 54포인트를 따내 디미트로프(34포인트)를 크게 앞섰다.
월드컵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경기장 스위트룸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조코비치는 첫 세트를 30분 만에 손쉽게 따냈고, 두 번째 세트에서도 초반부터 브레이크를 따내며 우위를 점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디미트로프와의 상대 전적에서 13승 1패의 절대 우위를 유지했다.
디미트로프는 "조코비치는 기본기를 누구보다도 잘한다. 자신이 한 걸음 물러서거나 쉬운 실수를 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내가 트로피, 특히 큰 트로피를 놓고 싸울 수 있는 위치에 오를 필요한 경기력을 찾으려고 노력해왔다"며 "이번 주에 그것을 잘해내고 있다. 대회 준비 과정과 내 경기력에 매우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우상인 메시 앞에서 처음 경기한 것에 대해 "조금 긴장했다"고 고백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다음날 열리는 결승에서 체코의 유망주 야쿱 멘시크(19)와 맞붙는다. 멘시크는 준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2대 1로 꺾고 생애 첫 마스터스 1000 시리즈 결승에 진출했다.
디미트로프는 멘시크에 대해 "그는 2024년 도하 대회 결승에 진출했던 기량을 되찾았다. 빠른 하드코트에서 상대를 지나치는 슬라이딩 샷이나 상대가 라켓을 제대로 갖다 대기 어려운 강력한 샷을 날린다"며 평가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10월 상하이 대회에서 멘시크와 한 차례 만나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멘시크는 1세트를 따내며 조코비치를 압박했지만, 결국 노련미에서 밀려 패배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이미 24번의 그랜드슬램 우승으로 페더러(20승)를 넘어 '역대 최고 선수(GOAT)' 논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그는 마스터스 1000 시리즈에서도 40번 우승해 페더러(28승)를 크게 앞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