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치솜 주니어의 배트(사진=MLB.com)
재즈 치솜 주니어의 배트(사진=MLB.com)

 

[스포츠춘추]

특이한 모양의 신형 방망이를 앞세운 뉴욕 양키스 타선이 한 경기 9홈런이라는 구단 신기록을 세우며 전 동료 투수를 혼쭐냈다.

양키스는 30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무려 9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20대 9로 대승을 거뒀다. 이는 양키스 역사상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이자, MLB 역대 한 경기 최다 홈런(토론토 블루제이스 10개) 기록에 단 한 개 모자란 수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양키스 타자들이 사용한 독특한 형태의 방망이였다. 코디 벨린저를 비롯해 앤서니 볼피, 재즈 치솜 주니어 등 몇몇 선수들은 기존 배트와 달리 배럴(방망이 타구를 맞추는 부분)이 손잡이 쪽에 더 가깝게 설계된 혁신적 디자인의 방망이를 사용했다.

YES 네트워크 중계진 마이클 케이는 "양키스 프런트와 분석팀이 볼피에 대한 연구 결과, 그가 치는 모든 공이 라벨(방망이 손잡이 쪽) 부분에 맞는 것 같아 배럴을 라벨 쪽으로 옮긴 방망이를 제작했다"며 "이렇게 하면 타자가 공을 더 단단한 부분에 맞힐 수 있고, 조금 더 여유를 갖고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LB 측은 이 방망이가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독특한 디자인의 방망이는 '토피도' 배럴이라 불리며, 타자가 더 자주 컨택하는 부분에 더 많은 목재와 질량을 배치해 타격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 신종 방망이와 함께 양키스는 경기 시작부터 폭발적인 화력을 뽐냈다. 1회초 첫 세 타자 폴 골드슈미트, 코디 벨린저, 애런 저지가 브루어스 선발 네스터 코르테스 주니어의 첫 공 3개를 차례로 홈런으로 날려버렸다. 이는 MLB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1회에만 4홈런을 터트린 양키스는 2회와 3회에도 각각 홈런을 추가했다. 특히 저지는 이날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날려 개인 통산 3번째 '한 경기 3홈런' 기록을 세웠다. 이는 양키스 역사상 루 게릭(4회), 조 디마지오,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은 대기록이다.

"그런 위대한 선수들과 이름을 함께 하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 하지만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그 목록에 추가해 나갈 것"이라고 저지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양키스 타선의 가장 큰 피해자는 지난해까지 팀 동료였던 코르테스였다. 그는 지난 5시즌 동안 양키스에서 활약하며 2022년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던 좌완 투수다. 양키스는 지난 겨울 코르테스를 브루어스로 트레이드하면서 마무리 투수 데빈 윌리엄스를 영입했다.

경기 전 코르테스는 "내가 그들과 어떻게 맞설 수 있는지 보고 싶다.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는 3이닝 동안 7실점을 허용한 뒤 조기 강판됐다. 코르테스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인터뷰도 하지 않고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현지 취재진은 전했다.

저지는 "우리는 네스터를 잘 안다. 그는 몇 년 동안 여기 있었고, 리그에서 가장 좋은 왼손 투수 중 한 명이다"라며 "그가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도 공격적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브루어스의 팻 머피 감독은 "오래된 방식의 혼쭐내기였다. 야구에서 모든 것을 봤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보지 못한 것이 있었다"며 "세 개의 공, 세 개의 홈런이라니. 보통은 그런 일이 일어나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일어났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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