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바람의 손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4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이날 기록한 3안타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두 번째 3안타 경기다. 이정후는 약 11개월 전인 지난해 5월 7일 콜로라도 로키스전(5타수 3안타)에서 3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이정후의 활약은 0의 균형이 이어지던 4회말에 시작됐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시애틀 선발 브라이스 밀러의 2구째 스플리터를 공략해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상대 배터리가 방심한 틈을 타 3루 도루에 성공했고, 맷 채프먼의 2루타에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2대 1로 앞선 6회말에도 이정후의 안타쇼가 이어졌다. 선두 타자로 등장한 이정후는 밀러의 너클커브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인정 2루타를 터뜨렸다. 채프먼의 연타석 적시 2루타로 이정후는 두 번째 득점에도 성공했다.
7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이정후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바뀐 투수 제시 한의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달성했다.
이정후는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2회초 무사 1루에서 시애틀 도노반 솔라노가 날린 깊은 외야 타구를 빠른 타구판단으로 쫓아가 펜스 앞에서 잡아냈다. 자칫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타성 타구를 잡아내 팀을 구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6경기 연속 안타, 개막 이후 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날 기록한 2루타 2개를 포함해 올 시즌 5개의 2루타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4개)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도루도 3개로, 작년 한 시즌 내내 기록한 도루 수(2개)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이날 활약으로 이정후는 시즌 타율 0.321(28타수 9안타)로 3할대 타율을 회복했다. 출루율 0.387, 장타율 0.500에 OPS 0.887을 기록 중이다. 데뷔 시즌인 지난해 기록한 0.262/0.310/0.331(타/출/장)보다 훨씬 좋은 성적으로 초반 페이스가 좋은 이정후다.
시애틀 출신 투수 로비 레이는 친정팀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5볼넷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굉장히 좋은 타자들이 많은 팀이라 최선을 다해야 했다"는 레이는 이정후의 2회 수비 이후 엄지를 치켜세우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중심타자 채프먼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타격에 매우 감명받았다. 나는 한 번도 그를 의심한 적이 없다"며 "1년을 쉬고 돌아온 후 이렇게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게 정말 인상적"이라고 극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6연승을 달리며 시즌 7승 1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9승 1패)를 한 경기 차로 따라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