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일당이 구속됐다. 법적으로는 엄연한 피해자인 손흥민은 이번 사건으로 개인사가 드러나면서 대중적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윤원묵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오후 2시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양모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용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갈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씨는 손흥민의 전 연인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6월 임신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손흥민에게 3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춘천손흥민축구센터에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뒤, 돈을 받고 나서는 '임신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양씨와 교제하게 된 용씨는 올해 3월 손흥민 측에 접근해 7000만원을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약 3개월간 협박을 받아온 손흥민 측은 결국 "강경하게 대응하자"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 측은 지난 7일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경찰은 14일 저녁 이들을 체포한 뒤 이튿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포승줄에 묶인 채 법정에 출석한 양씨와 용씨는 '공갈 혐의를 인정하느냐', '초음파 사진이 조작된 것인지', '손흥민에게 할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체포 직후 압수한 이들의 휴대전화 등을 바탕으로 초음파 사진의 진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손흥민의 사생활이 노출됐다. 손흥민은 과거 불거진 여성 연예인과의 열애설에 한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2014년 걸그룹 멤버와의 열애설이 제기됐을 때 상대 측에서는 "호감을 갖는 단계"라며 조심스럽게 인정한 반면, 손흥민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듬해 2015년 다른 연예인과의 열애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해당 연예인은 훗날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교제가 사실이었다고 확인했지만, 손흥민은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팬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한편에선 "해당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사실 아닌가?", "떳떳했다면 왜 3억원을 줬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반면 "손흥민도 다 큰 성인인데 이성교제를 할 수 있다" "사생활 영역이다" "협박범을 비난해야 한다"라고 두둔하는 의견도 있다. 남성 위주 커뮤니티와 여성 커뮤니티에서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손흥민 측은 "명백한 피해 상황이고 어떠한 선처도 없다"며 "초음파 사진 등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간 '바른 생활 사나이' 이미지에 흠집이 난 손흥민이 이 곤경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오는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어, 이번 사건이 그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