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브라질) 영입을 공식 확정했다(사진=맨체스터 유나티이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브라질) 영입을 공식 확정했다(사진=맨체스터 유나티이트)

 

[스포츠춘추]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여전히 스타급 선수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지난 시즌 15위라는 참담한 순위, 끝없는 경영진 갈등, 팬들의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마테우스 쿠냐, 브라이언 음뵈모 등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줄줄이 올드 트래포드행을 택하고 있어 화제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앤디 미튼 기자는 6월 13일(한국시간) "도대체 왜 맨유가 그토록 탐나는 선수들을 계속 영입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그들이 '거대'하기 때문"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 같은 의문에 답했다.

맨유는 1973-74시즌 2부리그 강등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는데도 선수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팀이다. 이에 관해 미튼 기자는 "결과는 처참했지만 맨유의 DNA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공격적인 축구, 젊은 선수 기용,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맨유는 멸망적 성적에 그친 지난 시즌에도 평균 7만3815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압도적 흥행 파워를 자랑했다. 

이런 흥행 파워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미튼 기자가 지난주 올드 트래포드에서 만난 오마르 베라다 맨유 CEO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 영입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답했다.

"맨유라는 클럽을 믿고 오고 싶어하는 선수들을 데려오는 데 관심이 있다. 챔피언스리그에 못 나간다고 발길을 돌리는 선수라면 우리도 굳이 원하지 않는다." 이는 곧 '맨유라는 브랜드 자체가 챔피언스리그보다 강력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최근 울버햄튼에서 영입한 브라질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의 입단 소감도 맨유만의 브랜드파워를 보여준다. "브라질에서 어릴 때 할머니 집에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며 맨유가 가장 좋아하는 잉글리시 팀이었고, 빨간 유니폼을 입는 것이 꿈이었다." 아무리 성적이 바닥을 기어도 '맨유=꿈의 구단'이라는 인식은 여전하다는 뜻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개한 새 경기장 예상도(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개한 새 경기장 예상도(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튼 기자는 맨유를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세계 3대 클럽"으로 규정했다. 그는 "1970년대 강등 후에도 관중이 늘었고, 1949년에는 홈구장도 아닌 곳에서 8만명 넘는 관중을 동원했다"며 역사적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1967년부터 1992년까지 26년간 리그 우승이 없던 암흑기에도 영국에서 평균 홈 관중수는 단 2시즌을 제외하고는 항상 1위였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따르면 201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테르와의 친선경기에서 5만8000명 관중 중 5000명만 빼고 모두 맨유를 응원했다. 2000년 브라질에서 돌아오는 길에 세네갈 공항에서 급유했을 때 공항 직원들은 '드와이트 요크가 타고 있느냐?', '로이 킨은?' 하고 물어봤다. 맨유의 글로벌 영향력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1970-80년대 맨유 전설 고든 맥퀸은 "축구선수가 올드 트래포드를 떠난 후 갈 수 있는 길은 오직 내리막길 뿐"이란 말을 남겼다. 미튼 기자는 "이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며 수많은 선수들이 동의할 것"이라며 "브렌트포드나 본머스 같은 잘 운영되는 클럽들이 지난 시즌 맨유를 박살냈지만, 거기서는 세계적인 거물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성적이 나빠도 '맨유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선수에게는 최고의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다. 많은 돈이나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 세계 수억 명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전설들의 뒤를 잇는다는 로망이 여전히 선수들에게 통하고 있다.

현재 맨유는 쿠냐에 이어 브렌트포드의 또 다른 스타 음뵈모 영입도 추진 중이어서, 팀 성적과 별개로 좋은 선수를 끊임없이 빨아들이는 이 신비로운 흡인력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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