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의 간판타자 라파엘 데버스(28)가 포지션 변경을 둘러싼 구단과의 오랜 갈등 끝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사진=MLB.com)
보스턴 레드삭스의 간판타자 라파엘 데버스(28)가 포지션 변경을 둘러싼 구단과의 오랜 갈등 끝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사진=MLB.com)

 

[스포츠춘추]

보스턴 레드삭스의 간판타자 라파엘 데버스(28)가 포지션 변경을 둘러싼 구단과의 오랜 갈등 끝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타선 강화에 목말라하던 자이언츠는 데버스 영입으로 이정후와 함께할 강력한 상위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6월 16일(한국시간) "자이언츠가 데버스를 영입하는 대신 우완 조던 힉스와 23세 좌완 카일 해리슨, 그리고 유망주들을 보스턴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자이언츠가 해리슨과 힉스, 유망주 제임스 티브스와 호세 벨로를 내줬다고 구체적으로 전했다.

데버스의 이적은 포지션 변경을 둘러싼 구단과의 심각한 갈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9시즌 동안 3루수로 활약해온 데버스는 올 시즌 구단이 알렉스 브레그먼을 영입하며 지명타자로 전환을 요구받았고,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하지만 5월 초 1루수 트리스턴 카사스가 시즌 아웃되자 구단이 1루 전환을 다시 타진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당시 데버스는 야구운영 사장 크레이그 브레슬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고, 상황이 심각해지자 존 헨리 구단주가 직접 캔자스시티로 날아가 데버스와 면담을 가졌다. 지난 주말 경기 후 데버스가 "문제는 과거의 일"이라고 밝혀 갈등이 정리된 듯 보였지만, 결국 이적이라는 극단적 해결책이 선택됐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간판타자 라파엘 데버스(28)가 포지션 변경을 둘러싼 구단과의 오랜 갈등 끝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사진=MLB.com)
보스턴 레드삭스의 간판타자 라파엘 데버스(28)가 포지션 변경을 둘러싼 구단과의 오랜 갈등 끝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사진=MLB.com)

자이언츠에게 데버스는 오랫동안 갈망해온 '스타 타자'다. 자이언츠는 그동안 오타니 쇼헤이, 애런 저지, 카를로스 코레아, 지안카를로 스탠튼, 브라이스 하퍼 등 거물급 타자들을 놓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배리 본즈가 2004년 30홈런을 친 이후 21년 동안 한 번도 30홈런 타자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공격력 부족에 시달려왔다.

올 시즌에도 자이언츠 타선은 팀 OPS 0.687로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12위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데버스의 합류로 자이언츠는 이정후와 함께 상위타선을 이끌 든든한 중심타자를 확보한 셈이다. 데버스는 올 시즌 73경기에서 타율 0.272, OPS 0.905, 15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자이언츠는 데버스 영입으로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2024시즌부터 시작된 10년 3억1350만 달러(약 4388억원) 계약의 나머지 기간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작년 9월 맷 채프먼과 맺은 6년 1억5100만 달러,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와의 7년 1억8200만 달러 계약과 합쳐 6억 달러가 넘는 야수진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보스턴 유니폼을 입게 된 해리슨(사진=MLB.com)
보스턴 유니폼을 입게 된 해리슨(사진=MLB.com)

보스턴이 내준 해리슨은 자이언츠의 가장 큰 희생으로 평가된다. 고교 출신으로 3라운드 지명 후 한도를 넘는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좌완 해리슨은 매디슨 범가너 이후 팀내 최고의 투수 유망주로 여겨졌다. 작년 22세의 나이로 24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구위 기복으로 올 시즌 개막 로테이션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 트리플A에서 구속이 올라가며 저스틴 벌랜더의 부상에 발맞춰 다시 로테이션에 복귀한 상태다.

힉스는 28세 우완으로 과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 출신이다. 자이언츠는 힉스를 선발로 전환시키려 4년 4400만 달러에 영입했지만 현재는 선발 경쟁에서 밀려났고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여전히 2년 계약이 남아있는 힉스는 100마일이 넘는 강속구를 무기로 불펜에서라도 활용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데버스의 합류로 자이언츠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쟁하는 치열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한층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5차례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채프먼이 오른손 염좌로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까지 결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데버스가 즉시 3루를 맡아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점도 자이언츠에겐 큰 수확이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