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클럽월드컵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상대는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티였고, 결과는 10대 0이라는 큰 점수차였다. 이는 클럽월드컵 역사상 최다 점수차 경기로 기록됐다.
뮌헨은 6월 1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월드컵 C조 첫 경기에서 오클랜드 시티를 10대 0으로 완파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뮌헨이 클럽월드컵 역사상 가장 큰 승리를 거뒀다"며 "기존 기록은 2022년 알 힐랄의 6대 1 승리였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일방적이었다. 뮌헨은 전반 20분 만에 4대 0으로 앞서나가며 승부를 사실상 끝냈다. 킹슬리 코망과 마이클 올리세가 각각 2골씩 넣었고, 자말 무시알라가 후반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토마스 뮐러도 2골을 추가하며 대승에 일조했다.
분데스리가 챔피언 뮌헨의 빈센트 콤파니 감독은 오클랜드의 아마추어 신분을 고려해 2진급을 내보낼 수도 있었지만 거의 최정예 라인업을 투입했다. 디 애슬레틱은 "5명 교체 규칙으로 더 많은 A급 선수들이 투입되면서 (오클랜드 입장에선) 설상가상이 됐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처럼 전력 격차가 현격한 두 팀을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게 만든 대회 구조다. 오클랜드 시티는 뉴질랜드 리그 10회 우승, 오세아니아 챔피언스리그 13회 우승을 차지한 나름 명문팀이다. 2014년에는 클럽월드컵에서 멕시코의 크루스 아술을 꺾고 3위를 차지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모두 본업이 따로 있는 아마추어다. 골키퍼 코너 트레이시는 수의학 용품 창고에서 일하며 무급휴가를 내고 왔고, 일부 주전선수들은 직장에서 휴가를 받지 못해 아예 참가하지 못했다고 디 애슬레틱이 전했다.
홈구장도 5000명을 수용하는 키위테아 스트리트에 불과하고, 이번 미국행 항공료는 구단 연간 매출의 2배에 달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디 애슬레틱이 공개한 파워랭킹에서 오클랜드 시티는 32팀 중에 32위, DAZN 랭킹에선 31위로 평가됐다. 한편 K-리그 대표 울산 현대 HD는 프로팀인데도 각각 31위, 32위로 평가돼 오클랜드 시티와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다.
앵거스 킬콜리 선수는 "우리는 이번 클럽월드컵의 노동자 계층팀"이라며 "어떤 환경에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알버트 리에라 감독도 0대 10으로 대패한 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다독였다.

이런 극단적 전력차는 클럽월드컵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디 애슬레틱은 "세계 최고 32개팀이라고 홍보하는 대회에서 이처럼 경쟁력 없는 경기가 벌어지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기장 분위기도 어색했다. 21,152명이 입장했지만 곳곳에 빈 좌석이 눈에 띄었고, 방송 마이크로 개별 관중들의 대화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독일 팬들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뮌헨 팬들은 경기장에서 "10년 전 바우어 아우 락 사건 이후로도 세계 축구는 더 형편없이 운영되고 있다. FIFA를 박살내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이는 2015년 FIFA 간부들이 스위스 호텔에서 대거 체포된 부패 스캔들을 언급한 것으로, 클럽월드컵 확대에 대한 비판 의식이 담겨 있다.
한편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 김민재는 16강 토너먼트부터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뮌헨은 20일 보카 주니어스, 25일 벤피카와 조별리그 남은 경기를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