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투타니'가 돌아온다. 21개월간 투수로서의 공백을 보낸 오타니 쇼헤이가 드디어 마운드로 돌아온다. 예상보다 훨씬 빨라진 오타니의 투수 복귀에 야구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A 다저스는 6월 1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 후 "오타니가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오프너로 등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ESPN과 MLB닷컴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ESPN의 앨든 곤잘레스 기자는 "(2023년) 우측 팔꿈치 인대 재건술을 받은 지 21개월 만의 복귀"라며 "1이닝 정도 투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타니의 투수로서 마지막 등판은 2023년 8월이었다. 그해 9월 우측 팔꿈치 척골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은 뒤 타자로만 전념해야 했고, 지난 오프시즌에는 왼쪽 어깨 수술까지 받으며 복귀가 더욱 늦어졌다.
당초 오타니의 투수 복귀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인 8월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11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진행된 세 번째 라이브 피칭에서 44구를 던지며 6개 삼진을 잡아내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정이 대폭 앞당겨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난 주 "올스타 브레이크 전 복귀 가능성이 '0보다는 크다'"고 언급했다가, 일요일 경기 전에는 "가능성이 있다"고 표현을 바꿨다. 그리고 이날 경기 후에는 "이번 주 파드리스전에서 오프너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층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됐다"며 "본인이 우리에게 그렇게 알려줬다"고 밝혔다. 오타니도 통역을 통해 "구위가 살아있고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투타를 겸하는 선수로 돌아가는 것이 내게는 정상"이라며 "작년이 비정상적인 해였고, 예전에 하던 것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타자로만 뛰며 50-50 대기록과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지만, 본래 자신의 모습은 '투타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저스의 투수진 사정도 오타니의 조기 복귀를 부추겼다. 다저스는 현재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 사사키 로키, 토니 곤솔린 등 주요 선발진이 단체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현재까지 총 14명의 투수가 부상자 명단을 오르내린 상황에서 오타니의 마운드 복귀는 단비와 같다.
특히 오타니의 '투웨이 플레이어' 지위도 로스터 운용에 큰 도움이 된다. MLB가 2019년 오타니를 위해 도입한 이 규정에 따라 오타니는 13명의 투수 로스터 제한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저스는 사실상 14명의 투수를 보유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현재 상황에서 1이닝이든 2이닝이든 선발진 앞쪽에서 던져주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대가 없이 투수가 추가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1-2이닝 오프너로 활용한 뒤 다른 투수가 이어받는 '피기백 선발'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이날 샌프란시스코 전에서 다저스는 오타니의 3안타 활약과 앤디 파헤스의 3점 홈런에 힘입어 5대 4로 승리, 라이벌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마감했다. '키움 동창회'로 기대를 모았던 샌프란시스코 리드오프 이정후는 2타점을 기록했지만 팀 승리와 무관했고, 김혜성은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