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어디서 이런 선수들을 계속 찾아내는 걸까. 올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선 주전 선수가 빠진 빈 자리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해 깜짝 활약으로 팀을 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6월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여지없이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롯데는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6대 3으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고, 상대의 6연승을 저지했다. 주인공은 시즌 첫 선발 등판한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와 데뷔 첫 선발 출전한 신인 포수 박재엽이었다.
롯데는 최근 2경기 연속 영봉패로 흐름이 좋지 않았다. 15일엔 SSG 랜더스의 드류 앤더슨을 만나 0대 1로 졌고, 17일에는 한화 라이언 와이스의 벽에 막혀 0대 6 완패를 당했다. 자칫 긴 연패로 갈 수 있는 고비. 설상가상 박세웅-김진욱의 엔트리 말소와 나균안의 컨디션 문제로 선발 기용할 투수도 마땅치 않았다.
고심 끝에 김태형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홍민기였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2020년 롯데에 입단한 홍민기는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다. 빠른 공 구위가 좋고 까다로운 공을 던진다는 평가와 함께, 제구가 불안하고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한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1군 등판 기록은 단 6경기. 그래도 최근 2군에서 구위가 좋았다는 보고를 믿고 선발을 맡겼다.
김태형 감독은 60구 이상-4이닝 정도를 기대하고 마운드에 올렸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홍민기는 좌완으로는 경이로운 수준인 최고 155km/h의 강력한 속구를 바탕으로 4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특히 4회까지는 단 2안타와 볼넷 1개만 내줄 정도로 안정감 있는 피칭을 이어갔다.

홍민기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 박재엽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올해 입단한 신인 포수 박재엽은 앞서 4월 4일 두산전과 5월 29일 삼성전에 교체로만 출전했다. 정보근의 무릎 부상, 1군 말소 후 어깨 상태가 좋지 않은 유강남의 콜업 지연 등으로 이날 데뷔 첫 1군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큰 사고만 치지 않기를 바라고 내보냈는데, 결과는 대박이었다. 박재엽은 2회말 2사 1, 2루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엄상백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프로 데뷔 3번째 경기, 3번째 타석에서 나온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홈런 외에도 2타수 2안타 2볼넷으로 4타석에서 100% 출루하며 인생 경기를 펼쳤다. 수비에서도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잡아내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가 돋보였다. 경기 끝까지 교체 없이 9이닝을 소화했고, 6명의 다양한 투수와 호흡을 맞춰 3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냈다. 주전 안방마님 못지 않은 활약으로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신예들이 만든 승리 밥상은 베테랑 투수 김원중이 마무리했다. 8회 2아웃에 올라온 김원중은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KBO리그 역대 11번째 통산 150세이브를 달성했다. 2020년 마무리로 전향한 뒤 6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김원중은 롯데 투수 최초로 150세이브 기록을 달성하는 영광도 안았다.
한편 고척 경기에선 하영민이 6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키움 히어로즈가 SSG 랜더스를 3대 2로 꺾고 6연패에서 벗어났다. SSG는 2대 3으로 따라붙은 8회 무사 1, 2루와 9회 1사 만루 기회에서 한 점도 더하지 못해 패배를 당했다.
광주 경기는 KIA 타이거즈가 KT 위즈에 5대 3 역전승을 거뒀다. 초반 0대 3으로 끌려가던 KIA는 5회 박찬호의 2타점 2루타와 패트릭 위즈덤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7회 공격에서 이창진의 2타점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