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발 아담 올러(사진=KIA)
KIA 선발 아담 올러(사진=KIA)

 

[스포츠춘추]

잠들었던 호랑이가 마침내 눈을 떴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파죽지세의 5연승 행진으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디펜딩 챔피언다운 위용을 되찾고 있다.

KIA는 6월 1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5대 0으로 완승하며 시즌 37승 1무 33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KIA는 KT(36승 3무 34패)를 제치고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는 모든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꼽은 압도적 우승 후보였다. 일부 전문가는 '절대 1강'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KIA의 연속 우승을 자신했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작년 MVP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것을 시작으로 나성범, 박찬호, 김선빈, 패트릭 위즈덤 등 주전 타자들이 줄줄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졌다.

투수진도 마찬가지였다. 좌완 불펜의 핵심인 곽도규가 토미존 수술로 시즌 전체를 날렸고, 좌완 선발 윤영철은 좀처럼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도영마저 2차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력에 치명타를 입었다. 작년 챔피언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KIA는 5할 승률 아래에서 허덕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KIA의 베테랑 최형우(사진=KIA)
KIA의 베테랑 최형우(사진=KIA)

하지만 최근 KIA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19일 경기에서도 그 변화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선발 아담 올러는 6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을 허용했지만 개인 최다인 10탈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시즌 7승 3패를 기록한 올러는 KT 타선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불펜진도 7회 전상현, 8회 성영탁이 올라와 남은 3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타선에서는 베테랑 최형우가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4회에는 패트릭 위즈덤이 2루타로 KT 선발 배제성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고, 오선우가 바뀐 투수 최용준을 상대로 적시타를 날려 추가점을 더했다.

7회에는 위즈덤이 좌중간 펜스를 시원하게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5대 0으로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KIA 타선에선 이창진, 위즈덤, 오선우, 최원준이 각각 멀티히트로 활약하며 타선 전체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이번 5연승으로 KIA는 상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선두와의 승차도 이제 4.5경기차로 사정권이다. 지금의 상승세에 부상으로 빠져 있는 선수들까지 돌아와 완전체를 결성한다면, 2년 연속 우승 도전도 불가능이 아니다. 반면 KT는 주중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주며 6위로 밀려났다.

패트릭 위즈덤(사진=KIA)
패트릭 위즈덤(사진=KIA)

한편 사직 경기에선 롯데 자이언츠가 나균안의 호투를 바탕으로 선두 한화 이글스를 4대 3으로 꺾고 이틀 연속 승리를 거뒀다. 나균안은 무려 1년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롯데는 1위 한화와의 승차를 2.5경기까지 좁혔다.

잠실 경기에선 NC 다이노스가 선발 신민혁의 7이닝 무실점 역투와 김휘집의 시즌 9호 솔로홈런에 힘입어 2위 LG 트윈스를 3대 0으로 잡았다. LG 선발 최채흥은 5.1이닝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대구에선 두산 베어스가 삼성을 9대 8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7대 8로 끌려가던 두산은 8회초 공격 1사 만루에서 김기연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9회말 올라온 김택연은 전날 끝내기 3점포를 내줬던 르윈 디아즈를 삼구삼진으로 잡고 복수에 성공했다. 삼성 박병호는 만루홈런 포함 2홈런 6타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고척에선 SSG 랜더스가 연장 11회초 터진 석정우의 결승 2점 홈런으로 4대 2 승리를 거뒀다. SSG는 최지훈, 한유섬도 홈런을 때려내는 등 4점을 모두 홈런으로 만들었다. SSG 노경은이 시즌 첫 승을, 이로운이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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