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헤니오 수아레즈가 시애틀로 향한다(사진=MLB.com)
에우헤니오 수아레즈가 시애틀로 향한다(사진=MLB.com)

 

[스포츠춘추]

올해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장 최대어 중 하나였던 에우헤니오 수아레즈가 마침내 새 팀을 찾았다. 우승에 도전하는 강팀 시애틀 매리너스로 간다.

7월 31일(한국시간) ESPN 제프 파산 기자에 따르면 시애틀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수아레즈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메디컬 체크만 통과하면 공식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수아레즈는 지난 29일 디트로이트전에서 오른손 검지에 강속구를 맞고 교체된 바 있다.

시애틀은 수아레즈를 영입하는 대가로 1루수 유망주 타일러 록클리어와 투수 유망주 헌터 크랜튼, 후안 부르고스를 애리조나에 보냈다. 시애틀로서는 핵심 유망주들(콜트 에머슨, 라자로 몬테스, 조니 파르멜로, 해리 포드 등)을 지키면서 거래를 성사시킨 셈이다.

수아레즈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했다. 시애틀을 비롯해 시카고 컵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신시내티 레즈 등 여러 팀이 그의 강력한 타격을 탐냈다. 보스턴 레드삭스도 그를 1루수로 기용할 계획으로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결국 1년 반 전 그를 애리조나에 보냈던 친정 시애틀이 다시 데려오는 묘한 인연이 됐다.

수아레즈는 올해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36홈런 87타점으로 MLB 타점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 장타율 .576과 OPS .896을 기록하며 커리어 두 번째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에는 3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5홈런을 쏟아내는 등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지난 4월에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19번째로 한 경기 4홈런을 기록하는 위업도 달성했다.

에우헤니오 수아레즈가 시애틀로 향한다(사진=MLB.com)
에우헤니오 수아레즈가 시애틀로 향한다(사진=MLB.com)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 1년간의 변화다. 2024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부터 계산하면 수아레즈는 MLB 최상위권 타자 중 한 명이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이 스탯캐스트 데이터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수아레즈는 타석에서 이전보다 9인치 앞으로 이동하고 스탠스를 오픈하는 타격폼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2024년 올스타 브레이크 전 OPS .668에서 그 이후 기간 .896을 기록하는 폭발로 이어졌다.

지난 1년간 홈런 개수만 봐도 수아레즈의 폭발력을 알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60홈런), 애런 저지(58홈런)에 이어 53홈런으로 3위에 올라 있다. 디 애슬레틱의 트레이드 빅보드에서도 수아레즈는 남은 시즌 WAR 전망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격력 보강이 절실했던 시애틀로서는 수아레즈가 놓칠 수 없는 카드였다. 이미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1루수 조시 네일러를 영입했지만, 중심타선 보강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수아레즈는 그 자리를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 선수다. 계약 마지막 해를 보내는 34세 베테랑으로서 동기 부여도 충만하다. 나머지 시즌 연봉은 약 480만 달러(67억원) 수준이다.

수아레즈는 2022-2023시즌 시애틀에서 53홈런을 기록한 바 있어 팀 환경에도 익숙하다. 올해 수비 지표는 다소 아쉽지만, 과거 스탯캐스트의 수비 지표인 OAA 상으로는 3루 수비에서 플러스 기록을 보인 적도 있다. 만약 수비가 우려된다면 경기 후반 벤 윌리엄슨을 수비 교체 요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어 큰 문제가 되진 않을 전망이다.

수아레즈는 2014년 디트로이트에서 데뷔한 이후 여러 팀을 거쳤다. 1,576경기에서 312홈런 918타점을 기록했고, 두 차례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아직 월드시리즈만은 경험하지 못했다. 이번 트레이드가 어쩌면 수아레즈에게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힘만 좋은 타자에서 리그 지배자급 타자로 진화한 수아레즈가 새 팀 시애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마침내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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