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종렬 단장이 오승환 은퇴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정진영 기자)
삼성 이종렬 단장이 오승환 은퇴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정진영 기자)

[스포츠춘추]

'끝판대장' 오승환이 21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오승환은 지난 7일 인천 연수구 오라카이 송도파크 호텔에서 열린 공식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후배들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야구를 지켜보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국내외 무대를 넘나들며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한 그는, 여전히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둔 듯한 여운을 남겼다.

오승환은 제2의 야구 인생에 대해 "아직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야구 쪽에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지만, 그 과정에서는 사장님과 단장님의 협의가 필요하다. 내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지도자로의 전환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당장 코치로 시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은퇴 기자회견을 했지만, 아직 공식 은퇴 경기가 남아 있고, 최근까지도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승환은 "아직 공을 놓지 않았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세이브든 지고 있는 상황이든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있다. 549세이브보다는 550세이브가 낫다고 생각한다"며 현역에 대한 미련도 드러냈다.

그렇기에 지도자보다는 '야구 예능' 출연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대호, 정근우가 출연 중인 불꽃야구나, 김태균이 중심인 최강야구 등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오승환이 7일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오승환이 7일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이에 대해 오승환은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선배, 후배들에게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이 부분은 추후에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단과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기에,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야구 예능에 출연한다면, 은퇴 직후 비교적 괜찮은 몸 상태로 경기 감각을 보여줄 수 있어 좋은 시기라는 평가도 있다. 반면 지도자 도전은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한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선택지로 여겨진다.

이번 시즌 오승환은 부상과 구위 저하로 '끝판대장'이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비록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는 여전히 마운드에 대한 강한 열망을 품고 있다. 하지만 팀이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현재 상황과 오승환의 몸 상태를 고려할 때, 출전 기회를 다시 잡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21년간 이어온 프로 생활을 마무리한 오승환의 다음 행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야구를 향한 그의 열정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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