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미국 여자야구 프로리그(WPBL)가 출범합니다. 그리고 그 역사적인 무대에 한국 여자야구 선수 4명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아직 프로는 물론 실업 무대조차 없는 한국 여자야구 현실 속에서, 이들의 도전은 단순한 이적이나 진출을 넘어 '가능성의 증명'이자 '미래를 향한 선언'입니다. 스포츠춘추는 WPBL 트라이아웃에 나서는 네 명의 선수를 중심으로, 그들의 도전과 성장, 그리고 여자야구의 오늘과 내일을 조명하는 특별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국가대표 장윤서가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국가대표 장윤서가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스포츠춘추]

‘꿈의 무대’ 미국. 그곳엔 오타니 쇼헤이, 애런 저지, 후안 소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스타들이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MLB)가 있다.

하지만 여자 선수들은 그런 무대를 꿈조차 꿀 수 없었다. 여성을 위한 프로야구 리그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6년, 그 벽에 균열이 생긴다. 미국에서 여자야구 프로리그(WPBL)가 창설되기 때문이다.

이를 앞두고 오는 22일부터 25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에서는 WPBL 선수 선발을 위한 트라이아웃이 열린다. 전 세계에서 600명이 넘는 여자야구 선수들이 지원했고, 이들은 이제 워싱턴에 모여 각자의 기량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한국에도 그 무대에 도전장을 낸 이가 있다.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내야수 장윤서(20·고려대)다. 그는 언젠가 꼭 미국에서 롤모델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같은 땅을 밟고 싶다는 꿈을 품고 이번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다.

좌투좌타로 국내 여자야구 선수 중에서는 드문 유형인 장윤서는 2023년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연맹(BFA) 여자야구 아시안컵에서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한국의 사상 두 번째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큰 키를 이용해 악송구를 유연하게 받아내는 능력을 지녔고, 타격도 준수하다.

장윤서가 다리를 쭉 뻗어 송구를 잡아내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장윤서가 다리를 쭉 뻗어 송구를 잡아내고 있다. (사진=스포츠춘추 황혜정 기자)

대학생인 장윤서는 이번 트라이아웃을 위해 소중한 여름방학을 오롯이 훈련에 바쳤다. 하루 6시간 이상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며 근육량을 늘렸고, 1루수뿐 아니라 투수 포지션에도 도전장을 내밀며 커브와 견제 동작까지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공을 잡은 그는 "한국에도 이런 좌투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한여름 땀방울을 묵묵히 흘렸다.

아직 대학 재학 기간이 2년 이상 남았지만, 그는 과감히 도전을 선택했다. 장윤서는 “내가 전 세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나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직접 부딪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윤서는 매일 메이저리거 이정후의 오픈스탠스 타격 영상을 보며, 언젠가는 자신도 그처럼 같은 미국 무대에서 뛰게 되기를 꿈꾼다. 오는 20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장윤서는 “트라이아웃에서 꼭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짧지만 다부진 각오를 남겼다.

장윤서를 언제나 믿고 지지해주는 가족들. (사진=장윤서 제공)
장윤서를 언제나 믿고 지지해주는 가족들. (사진=장윤서 제공)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