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수원]
최근 3경기에서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한 차례씩 기록한 SSG 랜더스 마무리 조병현. 싱싱했던 구위에 혹시 이상이 발생한 것은 아닐까. 이숭용 감독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SSG 랜더스는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9회말 허경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4대 5로 경기를 내줬다. 초반 0대 4로 끌려가다 8회초 오태곤의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으로 4대 4 동점을 만들었지만, 9회말 마무리 조병현이 구원에 실패했다.
조병현은 4대 4로 맞선 9회말에 등판, 1사 후 앤드류 스티븐슨에게 3루수 쪽 내야안타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진 허경민 타석에서 스티븐슨이 도루에 성공했고, 허경민을 상대로 던진 6구째 가운데 높이 포크볼이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2루타로 연결되면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조병현은 지난주 등판에서도 한 차례 구원에 실패한 바 있다. 15일 LG전에서는 3대 2 한 점차로 앞선 8회초 2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했지만, 첫 타자 박동원을 상대로 가운데 높이 패스트볼을 던지다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조병현의 올 시즌 두 번째 블론 세이브. 1.24였던 조병현의 평균자책은 15일과 19일 경기 실점으로 1.54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숭용 감독은 최근 조병현의 구원 실패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20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조병현의 공이 데이터상으로 크게 나빠지거나 한 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조병현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5일이 148.9km/h, 19일 147.8km/h로 시즌 평균(147.5km/h)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 이 감독은 볼 배합과 구종 선택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 감독은 “결과론이지만 박동원한테 홈런 맞은 공은 패스트볼이었고, 어제 2루타는 포크볼이었다”면서 “아무래도 허경민 같은 베테랑들은 어설픈 변화구를 던지면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동원도 패스트볼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조병현의 공이 나빠서라기 보단, 타자가 잘 치는 공을 던지다가 맞았다는 게 이 감독의 판단이다.
이에 이 감독은 조언의 대상도 조병현이 아닌 포수 조형우를 택했다. 이 감독은 "이 점에 대해 조형우와 얘기를 나눴다. 이런 경험이 조형우의 성장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경기를 치르고 경험하면서,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는 실행에 잘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면에서는 마무리투수 조병현이 자기 공에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하려는 이 감독의 배려이기도 하다.

한편 전날 경기 12일 만의 선발 등판에서 4이닝 4실점하고 내려간 에이스 김광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자기 컨디션이 아닌 것 같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어깨에 대한 의식이 머리 속에 남아있지 않나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깨 상태가 완전하지 않고 패스트볼 스피드가 덜 나오다 보니, 두 번째 세 번째 상대할 때는 타자들이 계산을 하고 들어온다. 패스트볼에 좀 더 힘이 들어가줘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몸 상태가 뒷받침이 돼야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애쓰고 있다. 누구보다 김광현 본인이 가장 안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경기에서 김광현의 투구수를 90구 이하로 제한했던 이 감독은 김광현의 등판 간격도 평소보다 여유를 줄 생각이다. 당장 5일 후인 오는 일요일(24일) 경기엔 김광현이 아닌 송영진이 나설 예정. 이 감독은 “다음주에 상황을 보면서 어느 타이밍에 맞춰 등판해야 할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날 SSG 랜더스는 박성한(유격수)-최지훈(중견수)-최정(3루)-기에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김성욱(우익수)-오태곤(1루)-조형우(포수)-정준재(2루)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문승원이 등판해 배제성과 우완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