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와 트라웃의 마지막 대결(사진=MLB.com 방송화면)
오타니와 트라웃의 마지막 대결(사진=MLB.com 방송화면)

 

[스포츠춘추]

넷플릭스가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중계권을 획득하며 메이저리그 콘텐츠 시장 침투에 본격 나섰다. 이는 넷플릭스가 일본에서 라이브 스포츠 이벤트를 스트리밍하는 첫 번째 사례다.

AP통신은 26일(한국시간) 넷플릭스가 내년 WBC의 일본 내 미디어 권리를 따냈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토너먼트 전 47경기를 스트리밍할 예정이다. 이전 WBC의 일본 중계권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포함한 미디어 기업들의 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넷플릭스의 단독 중계권 확보는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일본은 2023년 WBC에서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당시 일본은 마이애미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미국을 3대2로 꺾었는데, 오타니 쇼헤이가 마지막 타자인 미국의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처리하는 장면으로 극적인 피날레를 연출했다. 이런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넷플릭스가 일본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내년 WBC는 6회 대회로 20개 팀이 도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휴스턴, 마이애미 4개 도시에서 1라운드 풀 경기를 치른다. 대회는 3월 5일 시작되며 결승전은 3월 17일 마이애미에서 열릴 예정이다.

디 애슬레틱의 앤드류 머천드 기자는 넷플릭스의 이번 계약이 메이저리그(MLB)와 본격적인 파트너십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곧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의 첫 단추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머천드 기자는 "넷플릭스는 향후 3년간 홈런더비의 독점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계약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홈런더비를 스트리밍하게 될 것으로 전해진다. WBC 중계가 일본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승을 확정하는 오타니(사진=MLB.com 방송화면)
우승을 확정하는 오타니(사진=MLB.com 방송화면)

넷플릭스가 일본 시장 확장에 관심을 갖는 배경에는 오타니 쇼헤이와 일본 대표팀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 일본은 지금까지 5번의 WBC 중 3번의 우승을 차지했으며, 2023년 대회도 제패하며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런 성과는 일본 내 야구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시청 수요를 보장하는 든든한 밑바탕이다.

이번 WBC 중계권 획득은 넷플릭스의 스포츠 콘텐츠 확장 전략의 연장선에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최근 몇 년간 적극적으로 스포츠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크리스마스 데이 NFL 더블헤더 중계권을 확보했고, 향후 두 번의 여자 월드컵 중계권도 획득했다. 또한 WWE의 주간 쇼를 제작하는 등 스포츠 관련 콘텐츠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WBC 일본 중계권 획득은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라이브 스포츠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야구 강국인 일본에서 WBC라는 프리미어 대회를 독점 중계함으로써 아시아 스포츠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MLB 역시 홈런더비의 새로운 파트너로 넷플릭스를 고려하고 있어, 향후 미국 야구 콘텐츠에서도 넷플릭스의 역할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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