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스포츠춘추]
롯데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33)가 또 무너졌다. 강력한 에이스를 원한다며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퇴출하고 데려온 투수라 더 뼈아프다.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아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 롯데에 큰 고민이다.
벨라스케즈가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4.1이닝 6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총 84구를 던진 벨라스케즈는 포심 패스트볼(36구)을 중심으로 슬라이더(23구), 커브(12구), 체인지업(10구)을 섞어 던졌다. 하지만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2회 2사 1루에서 허용한 홈런이 뼈아팠다. SSG 류효승을 상대로 낮게 제구된 공이 ABS존을 통과하지 못했다. 육안 상으로 스트라이크라 생각할 법한 공이었다. 아쉬워한 벨라스케즈는 결국 류효승에 투런포를 맞고 말았다. 4회에도 무사 1루에서 보크를 범한 뒤 고명준에 홈런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5회에는 최정에 솔로홈런을 맞은 뒤 고개를 숙였다. 벨라스케즈는 결국 5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날 벨라스케즈는 제구에 더 신경 쓰는 눈치였다. 구위보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려 했지만, 갈수록 구속까지 떨어졌다. 5회 최정에 홈런을 맞은 공은 구속 145km에 그쳤다. 이날 벨라스케즈의 최고 구속은 153km였다.
벨라스케즈는 지난달 13일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한화전부터 3이닝 3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연패 뒤 NC를 상대로 6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한국 무대 첫 승을 신고했지만, 이후 이날까지 다시 2연패를 당했다. 5경기에서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기록하지 못했다. 6이닝을 던진 경기도 한 경기 뿐이다.

벨라스케즈의 현재 평균자책점은 8.87이다. 9점대에 육박한다. 박세웅(11승11패, 평균자책점 4.84)과 나균안(3승7패, 평균자책점 3.88), 이민석(2승5패, 평균자책점 5.14)과 비교해도 한참 높은 수치다. 더 강력한 투수라며 데려왔는데 국내 투수보다도 못한 모습이다.
데이비슨은 퇴출 전까지 22경기 등판해 11번의 QS를 기록하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당시 3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롯데는 더 위를 바라보겠다며 데이비슨을 포기하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하지만 벨라스케즈 등판 5경기에서 롯데는 1승4패에 그치고 있다.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벨라스케즈 영입은 현 시점에선 돌이킬 수 없는 실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