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가 코다이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다(사진=MLB.com)
센가 코다이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다(사진=MLB.com)

 

[스포츠춘추]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올 시즌 초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일본인 투수 센가 코다이를 6일(한국시간) 트리플A로 내려보낸 것이다. 부상 전까지는 리그 최고 투수였던 센가는 복귀 이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중요한 시점이지만,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센가를 재정비할 적기라고 본 듯하다.

센가도 마이너행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7월 부상에서 돌아온 뒤 35.2이닝 동안 평균자책 6.56였으니 할 말이 있을까 싶지만, 센가의 계약상 마이너행엔 본인 동의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데 센가는 "마이너에서 다시 만들어보자"는 구단 제안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옥신각신이나 줄다리기는 없었다. 그냥 "알겠습니다"였다.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은 "센가에 대한 존경심부터 밝히고 싶다"며 운을 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제안했을 때 처음부터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멘도사 감독 말로는 투구 메커니즘이 망가져 있어서 문제다. 시즌 초 평균자책 1위를 달렸던 그 폼을 되찾으려면 마이너에서 차근차근 다시 쌓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센가는 시러큐스에서 2경기 정도 던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경기수가 정해진 건 아니다. 폼이 완전히 살아나야 올라올 수 있다. 시러큐스 시즌도 2주밖에 안 남았으니 시간은 촉박하다. 플레이오프 전에 복귀할 수 있을지, 올라와도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센가가 언래 모습을 되찾고 돌아온다면 플레이오프에서 큰 전력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스프로트(사진=MLB.com)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스프로트(사진=MLB.com)

센가 자리엔 신인 브랜든 스프로트가 올라온다. 24살 우완으로, 각종 유망주 평가 랭킹에서 메츠 마이너리그 시스템 최고 투수 유망주로 꼽혔던 선수다. 트리플A 승격 초반 9경기에서 평균자책 6.69를 찍으며 고전한 때도 있었지만, 최근 17경기에서 3.19를 기록하며 상승세다. 지난 등판에선 7이닝 무실점에 9탈삼진을 뽑아냈다.

메츠 수뇌부는 스프로트에 대해 확신을 보인다. 데이비드 스턴스 야구운영 사장은 "지난 2개월 반 동안 지켜봤는데, 구속도 일정하게 유지하고 보조구종도 날카로워졌다"고 평가했다. "체인지업을 더 많이 던지는 것도 좋은 변화"라고 덧붙였다. 멘도사 감독도 "기회를 쟁취해낸 선수"라며 "초반엔 힘들어했지만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프로트는 8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메이저리그 첫 등판을 갖는다. 하필 와일드카드 경쟁 상대인 신시내티를 만난다. 부담이 클 법하지만, 구단은 "그냥 자신답게 던지라고 했다"고 한다. 멘도사 감독은 "너무 큰 압박을 주고 싶지 않다"면서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신인 놀란 맥클린과 조나 통이 성공적으로 데뷔한 메츠는 스프로트까지 3연속 '대박'이 터지길 기대하고 있다.

센가 코다이(사진=뉴욕 메츠 SNS)
센가 코다이(사진=뉴욕 메츠 SNS)

센가를 제외한 메츠 로테이션은 스프로트와 함께 놀란 맥클린, 조나 통, 데이비드 피터슨, 클레이 홈즈, 션 마나에아까지 6선발 체제로 간다고 한다. 신인 투수가 3명이나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게 눈에 띈다. 과거 제이콥 디그롬, 노아 신더가드, 잭 휠러, 맷 하비, 스티븐 마츠까지 신인투수 5명으로 로테이션을 꾸렸던 2015년이 연상된다. 당시 메츠는 예상을 깨고 승승장구하며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메츠로서는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 망가진 폼으로 억지로 버티게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마이너에서 차근차근 재정비하는 게 낫다. 지금 당장은 스프로트 같은 젊은 피에게 기대를 걸면서, 센가의 복귀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과연 이 재정비 작전이 성공할까.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