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두 방을 터뜨린 오스틴(사진=LG)
홈런 두 방을 터뜨린 오스틴(사진=LG)

 

[스포츠춘추=수원]

LG 트윈스가 5시간 12분 동안 펼쳐진 우중 혈투에서 홈런 4방을 터뜨린 타선의 화력으로 KT 위즈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LG는 한화 이글스와 3게임차를 유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LG는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오스틴 딘의 솔로포 2방과 3점 홈런을 터뜨린 박동원, 오지환의 맹타로 10대 6으로 승리했다. 경기는 우천중단 1시간 37분을 포함해 총 5시간 12분 동안 전개돼 밤 11시 42분에야 종료된 대장정이었다.

초반은 LG의 분위기였다. 1회초 오스틴의 선제 솔로홈런과 2회 구본혁의 적시타로 2대 0으로 앞서나갔다. KT도 2회말 대타 문상철의 적시타로 한 점 따라붙으며 추격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3회 중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다.

무려 1시간 37분이나 중단된 끝에 웬만한 경기는 종료될 시간인 오후 9시 3분부터 3회말이 재개됐다. 지나치게 길어진 대기시간에 양 팀 모두 선발투수를 내리고 불펜을 투입했다. LG는 김영우를 투입해 3회 황재균을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벗어났다. 김영우는 4회에도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우천중단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흐름을 LG 쪽으로 붙들어왔다.

이어 김진성, 함덕주, 이정용이 차례로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리드를 지켰다. 그 사이 4회초 박동원의 내야 땅볼로 1점을 추가했고, 6회에는 박동원의 3점 홈런이 더해지면서 6대 1로 달아나며 LG가 무난하게 승리하는 흐름처럼 보였다. 

그러나 9월 들어 평균자책 6.84로 흔들리는 LG 불펜이 8회에 고비를 맞았다. 박명근이 선두타자 안현민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황재균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사 1, 2루가 됐다. KT가 강백호 대타 카드를 내자 LG가 투수를 배재준으로 교체했지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마무리 유영찬이 5아웃을 잡으러 등판했지만 상황이 더 악화됐다. 앤드루 스티븐슨과 8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6대 2가 됐고, 권동진 타석에서는 폭투로 한 점을 내주고 우전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해 6대 5 한 점차로 추격당했다. 뒤늦게 영점을 잡은 유영찬은 이호연을 삼진,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1점 리드를 유지한 채 9회를 맞이했다.

여기서 LG 타선이 다시 힘을 냈다. LG는 9회초 공격에서 대거 4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벌렸다. 오스틴이 이날 두 번째 솔로포를 터뜨려 2점차로 달아났고, 오지환이 주권을 상대로 3점포를 날려 10대 5로 벌어나면서 KT가 낸 4점을 고스란히 되돌려받았다. KT는 9회말 장진혁의 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10대 6 LG의 승리.

홈런 두 방을 터뜨린 오스틴(사진=LG)
홈런 두 방을 터뜨린 오스틴(사진=LG)

이날 경기는 '대첩'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혼란스러운 난타전이었다. LG는 총 9명, KT는 7명의 투수가 등판했고, 양 팀이 22개의 안타와 5개의 홈런을 주고받았다. LG는 선발 손주영이 2.2이닝 1실점으로 일찍 내려갔지만, 김영우(1.1이닝), 김진성(1이닝), 함덕주(1이닝), 이정용(1이닝)이 차례로 무실점 계투를 펼쳤다. 마지막 1사 1, 2루 위기에서 올라온 이지강은 2아웃을 깔끔하게 잡아내며 시즌 3세이브째를 올렸다.

오스틴이 3안타(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오지환도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데뷔 첫 좌익수 선발 출전한 구본혁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홍창기는 2타수 2안타로 부상 복귀 이후 3타수 3안타 타율 1.000의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오스틴의 선제 홈런과 초반 타점으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며 "마지막까지 힘든 경기였지만 타자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스틴은 "정말 길고 힘든 경기였지만 팀원들이 잘 이겨냈다"며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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