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경이롭다. SSG랜더스의 기출루자득점허용률(IRS)이 말이다.
SSG랜더스는 16일 기준 IRS 27.2%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다. 리그 평균 IRS가 34.5%, 이 부문 최하위인 KIA 타이거즈가 41.3%라는 점을 감안하면 SSG의 수치는 눈에 띄게 뛰어나다.
IRS는 쉽게 말해, 앞선 투수가 남겨둔 주자를 구원 등판한 투수가 홈으로 들여보내는 비율이다. 다시 말해 SSG는 남겨진 승계주자가 득점한 비율이 27.2%에 불과했고, 반대로 72.8%의 확률로 승계주자가 홈을 밟는 것을 저지했다는 의미다.
이는 곧 SSG 구원투수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흔히 마운드에 선 투수가 볼넷이나 안타를 내줘 주자를 쌓아놓고 위기에 몰리면 투수를 교체한다. 그런데 KIA는 절반에 가까운 확률로 새로 올라온 투수가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했지만, SSG는 열 번 중 일곱 번 이상 확실하게 틀어막았다.
이 과정에서 IRS 1위를 만들어낸 숨은 히어로가 있다. 바로 좌완 한두솔(28)과 우완 전영준(23)이다. 물론 SSG의 필승조는 올 시즌 나란히 20홀드를 기록한 김민, 노경은, 이로운과 28세이브를 거둔 조병현이다. 그러나 김민(IRS 18.5%)을 제외하면 모두 팀 평균 IRS인 27.2%를 웃돈다. 이로운은 37.5%, 노경은은 28.6%, 조병현은 30.8%를 기록했다.
그런데 김민보다 더 낮은 IRS를 찍은 이가 바로 한두솔과 전영준이다. 한두솔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22차례 마운드에 올라 단 4차례만 득점을 허용하며 IRS 18.2%를 기록했다. 전영준 역시 17차례 주자 상황에서 등판해 3차례만 실점, IRS 17.6%라는 더 낮은 수치를 남겼다.
물론 IRS가 낮다고 해서 곧바로 더 뛰어난 투수라는 뜻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등판했는지, 어떤 타자를 상대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IRS는 그저 수치일 뿐이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을 무시할 수 없듯, 팀 전력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지표임은 분명하다.
좌완 박시후(24) 역시 IRS 28.9%(주자 상황 38차례 중 11차례 득점 허용)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올 시즌 SSG에서 기출루자 상황(IR)을 가장 많이 떠안고 등판한 투수지만 흔들림 없이 제 몫을 다했다.

올 시즌 SSG는 김민, 노경은, 이로운이 나란히 20홀드를 올리며,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KBO 역대 두 번째로 ‘20홀드 트리오’를 배출했다. 여기에 ‘마무리 2년 차’ 조병현은 세이브 부문 5위를 달리고 있으며, 2위와도 단 3개 차이다.
하지만 이들의 화려한 성적 뒤에는 추격조로 뛴 한두솔, 전영준, 박시후의 헌신이 자리한다. 이들이 승계주자의 득점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넘겨줬기에, 오늘의 SSG 필승조가 있고, 현재 리그 3위라는 성적표도 가능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