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잠실]
"왜 안 뽑았지? 왜 안 뽑는거지 했어요."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예상 밖의 장면이 연출됐다. 빠르면 전체 2순위, 늦어도 5순위 안에 뽑힐 것이라 평가받던 경기항공고 투수 양우진(18)이 기적처럼 LG 트윈스 차례까지 내려온 것이다. 전체 8순위에서 차명석 LG 단장은 싱글벙글 웃으며 양우진의 이름을 호명했다. 차 단장은 "운이 좋은 것 같다. 이 선수가 지금까지 남아 있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직후 취재진과 만난 차 단장은 곧바로 반문했다. "왜 (양우진을) 안 뽑았지?"라며 다른 구단들의 결정에 의문을 표했다.
차 단장은 그러면서 "부상 때문이라면 프로야구에 부상 선수가 얼마나 많은데. 수술한 것도 아니고 미세골절이라는데, 좋은 선수니 당연히 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우진의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차 단장은 단호하게 "우리팀에 '야구계 화타' 김용일 트레이너 코치가 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LG가 내부적으로도 선수의 회복 가능성에 확신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LG 스카우트 팀은 양우진을 "190cm, 98kg의 체격 조건에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유연성과 탄력성이 뛰어난 투수"라며 높게 평가했다. 또 "빠른 직구와 힘 있는 볼 끝,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구가 가능하며 선발과 불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차 단장은 당장의 성과보다는 성장 과정을 강조했다. "프로에 처음 들어와 1군 경기에 나서는 건 굉장한 행운이다. 당장 잘하기보다는 2~3년 시간을 두고 주축으로 자리잡는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 차분히 해서 대성하는 투수가 되길 바란다."
끝으로 차 단장은 "신인 지명권은 모두 스카우트 팀장에게 전권을 줬다. 제 역할은 이제 뽑힌 선수들을 잘 육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LG가 이번에 지명한 11명의 신인을 KBO리그 대표 선수로 키워내겠다는 다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