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창원NC파크 참사 이후 실시된 전국 야구장 안전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드러났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용기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부 관리 주체들이 부실한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문제가 된 곳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다. 관리 주체인 대전시는 6월 1차 자체점검에서 위험 요인을 '0건'으로 보고했다. 그런데 7월 27일 해당 구장에서 낙하물 사고가 발생한 뒤 긴급점검에서는 17건의 위험 요인이 갑자기 발견됐다. 한 달 사이에 같은 구장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후 국토부 합동점검에서는 더 구체적인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점검 매뉴얼 미준수, 사전조사 미흡, 체크리스트 및 이력관리카드 미작성 등 구조적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 점검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지만 실상은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의미다.

수원 KT위즈파크는 안전관리 전담 인력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이 부족한 다른 인력이 안전관리 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있었다. 6월 전국 13개 야구장 자체 안전점검 과정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견됐다. 전광판, 통신 설비, 간판 등 부착물의 안전성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비전문 인력이 점검을 담당한 경우가 있었다.
올해는 유독 야구장 안전 사고가 많았다. 3월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이 떨어져 관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7월에는 대전 볼파크에서 낙하물 사고가, 17일에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그물망 기둥이 관중석으로 넘어지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전용기 의원은 "관리 주체들이 여전히 형식적 점검에 머물러 있다"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관중이 몰리는 만큼 즉각 전면 재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실한 안전점검 상태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 인력 확보와 체계적인 점검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