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국내 최대 규모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손을 잡고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사진=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국내 최대 규모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손을 잡고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사진=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스포츠춘추]

프로야구 선수들을 향한 악성 댓글과 협박이 도를 넘고 있는 가운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국내 최대 규모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손을 잡고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대응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이번 조치로 SNS 악플러들의 '안전지대'는 사라질 전망이다.

선수협회는 15일 오후 12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프로야구 선수 SNS 피해 근절 및 인권 보호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양현종 회장과 장동철 사무총장, 김앤장의 은현호·이정민 변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이번 협약은 그 상징성이 남다르다.

김앤장은 1973년 설립된 국내 부동의 1위 로펌이다. 세계 200대 법률회사에 이름을 올린 거대 조직으로, 흔히 '로펌계의 삼성'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자랑한다. 법무법인 광장,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아시아의 대형 로펌 중 하나로 꼽히며, 국내 법조계에서는 거의 독보적 존재로 여겨진다.

이번 협약에 따라 프로야구 선수들이 SNS에서 악성 댓글이나 모욕적 언사로 피해를 당할 경우, 선수협회는 해당 선수의 동의를 받아 즉시 김앤장에 사안을 전달한다. 김앤장은 법률 검토를 거쳐 가해자에 대한 모든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민사소송은 물론 형사고소까지 포함한 전면적 대응이다.

은현호 고문변호사(사진=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은현호 고문변호사(사진=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양현종 회장(사진=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양현종 회장(사진=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최근 들어 프로야구 선수들을 향한 SNS 공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삼성 르윈 디아즈는 지난 8월 "아내는 해를 입을 수 있다는 협박을 받았고, 반려견을 독살하겠다는 위협까지 있었다"며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 가족이 겪은 스토킹에 가까운 사생활 침해 사례도 있었다.

그동안 선수들의 법적 대응은 제한적이었다. 시간과 비용 부담 때문에 대부분 포기하거나, 간혹 고소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LG 오지환이 2023년 악플러 수십 명을 고소해 겨우 한 명이 벌금 50만원을 받은 게 몇 안 되는 성공 사례일 정도다. 구단들과 KBO의 태도도 여전히 소극적이다.

양현종 선수협회 회장은 "우리 프로야구선수들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존재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선수 본인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나 애정이 담긴 조언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족이나 주위 지인을 대상으로 협박, 성희롱을 일삼는 가해자들은 프로야구 팬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런 경우에는 강경하게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또 "선을 넘는 비상식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해 향후 악성 사례들을 근절해 나가자는 취지로 이번 협약식을 준비했지만 이를 계기로 계도 및 발생 억제 효과가 발생해 실제로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상황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앤장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상당한 위압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어차피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악플을 달던 이들이 이제는 진짜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국내 최대 로펌의 전면적 지원을 받게 된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NS에서 선수들을 향해 막말을 퍼붓던 이들에게는 이제 정말로 조심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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