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KUBS)는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연전 해설자의 '인신공격' 발언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진=KUBS 인스타그램 캡처)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KUBS)는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연전 해설자의 '인신공격' 발언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진=KUBS 인스타그램 캡처)

[스포츠춘추]

정기전 해설자의 '인신공격'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고려대가 고개를 숙였다.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연세대-고려대 정기전(이하 정기전) 편파 해설자의 막말에 대한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이하 KUBS) 측의 사과문이 KUBS 인스타그램을 통해 게재됐다. 해당 발언은 연세대 감독의 가정환경과 부모에 대한 모욕, 인신공격으로 논란을 빚었다.

해설자는 해당 중계방송에서 연세대 조성현 감독에 대한 비난을 일삼았다. 고려대가 4-3으로 앞선 6회 초, 연세대 벤치는 비로 인해 정비가 필요했던 마운드 상태에 대해 심판진에게 어필을 진행했다. 고려대 측에서는 이를 '시간 끌기'로 받아들이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때 KUBS측 해설자는 조성현 감독에 대해 "(조성현 감독은) 의심과 불안이 많은 양반이다. 사람한테 가정 환경이 중요한 게, 부모님들한테 사랑을 못 받은 것 같다. 혹시나 나를 어떻게 하지 않을까, 나한테 사기 치는 건 아닐까. 의심과 불만이 태생적으로... 오죽하면 연대를 갔겠나"라며 인신공격이 포함된 발언을 했다.

매해 9월에 열리는 정기전은 두 사학이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대결이다.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만큼 서로에 대한 수위 높은 견제도 일삼는다. 매년 고연전 시즌 신촌과 연세대학교 백양로, 그리고 고려대학교와 안암 거리 일대에는 상대를 자극하는(?) 현수막이 걸린다. 수위가 강하다고 느껴지지만, 웃어넘길 수 있을 정도로 '도'를 지킨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예년에 비해 도를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양교 학생과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충격받았다. 야구 해설하는데 부모님, 가정환경, 가정교육을 들먹이는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저걸 말하면서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을까.", "가정환경의 중요성은 해설 본인이 말해주는 것 같다"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당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25일 KUBS는 중계 발언 관련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는 "지난 19일 정기전 야구 중계방송에서 해설위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연세대학교 야구부 감독님과 선수단, 그리고 방송을 신청한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게 사과문인가, 뭐라고 (발언)했는지 적어놔야지", "해설자가 연대 가서 직접 사과했나, 두리뭉실한 사과문 한 장 뒤에 숨지 말라. 그 정도 책임감도 없이 방송했나"라며 고려대 측 해설자에 대해 여전히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하는 사과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KUBS입니다.
지난 9월 19일 정기전 야구 중계방송에서 해설위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연세대학교 야구부 감독님과 선수단, 그리고 방송을 시청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우선,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입장 발표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또한 해당 발언이 2차적으로 확산되며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관련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KUBS는 이번 중계에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합니다. 저희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가이드라인을 전면 보완하고, 해설 및 진행진에 대한 교육과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모든 방송에서 존중과 배려를 최우선으로 삼겠습니다. KUBS는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며, 더욱 신중하고 책임 있는 방송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불편과 실망을 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KUBS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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