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27)가 폭발적인 주력으로 3루를 밟으며 메이저리그 아시아 타자 최다 3루타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정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이날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헤르만 마르케스의 149㎞ 싱커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강타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비거리 118m, 타구 속도 164㎞의 강렬한 타구였지만 담장을 살짝 넘지 못해 결국 3루타가 됐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지치지 않는 질주로 단숨에 3루를 점령하며 시즌 12번째 3루타를 기록했다.
이 한 방으로 그는 메이저리그 전체 3루타 순위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아시아 타자로는 최근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스즈키 이치로가 보유했던 단일 시즌 최다 3루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울러 내셔널리그 2위 자리까지 차지했다.
지난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이후 21일 만에 터진 3루타였다. 이정후보다 많은 3루타를 기록한 선수는 코빈 캐럴(애리조나·17개)과 제이런 두랜(보스턴·13개)뿐이다. 이어진 엘리오트 라모스의 좌월 3점 홈런으로 홈을 밟으며 시즌 73득점째도 올렸다.
3회에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제이든 힐의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만들었고, 7회에는 후안 메히아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추가하며 이날 세 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덕분에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9일 애리조나전 이후 약 18일 만에 3안타 경기를 다시 써냈다. 그의 시즌 타율은 0.260에서 0.264(553타수 146안타)로 상승했다.
다만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8회초 1사 1루에서 헌터 굿맨의 타구를 담장 앞에서 잡은 뒤,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듯 관중석으로 공을 던져버린 것. 공식 기록상 송구 실책이 되며 주자는 자동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다행히 조엘 페게로가 후속 타자를 삼진 처리하면서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 자체는 샌프란시스코가 콜로라도를 6-3으로 눌렀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로 다시 한 번 팀의 중심 타자임을 입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