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양재훈, 여동건(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병준, 양재훈, 여동건(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춘추]

과거 압도적이던 전력 차이는 이제 옛말이 됐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중국을 상대로 간신히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중국 핑탄에서 열린 제31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중국을 4대 3으로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 점 차 승리였다. 야구 약체로 여겨졌던 중국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진땀을 뺐다.

선취점은 한국이 가져갔다. 1회말 김병준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전다민의 타구를 중국 수비가 실책하는 사이 3루까지 질주했다. 1사 1, 3루에서 4번 타자 류현준의 희생플라이로 김병준이 홈을 밟았다. 1대 0.

하지만 3회초 수비에서 무너졌다. 중국 선두타자 마 하오티안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고, 후속타자 장 지아유에의 번트 타구를 선발 박정민이 2루로 송구했지만 낮게 던진 공이 빠졌다.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고, 이어진 포일과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왕 찌퀴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고, 호우 한강의 우전 적시타로 역전까지 내줬다. 1대 2. 다행히 정확한 송구로 홈까지 쇄도하는 2루 주자를 저지했고, 후속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수 류현준이 3루 주자까지 잡아내며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대표팀은 4회말 류현준의 안타와 중국 수비 실책, 임종성과 오서진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아내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3대 2. 7회말에는 1사 후 정현창이 좌익선상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고, 여동건이 같은 코스로 적시 2루타를 날리며 정현창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4대 2로 벌어졌다.

이제 2점 차 리드를 지키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8회초 대표팀은 또다시 흔들렸다.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고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4대 3. 다행히 후속타자들을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간신히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한국야구 대표팀(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한국야구 대표팀(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과거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전력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중국은 적극적인 번트와 기습 공격으로 한국 투수진을 흔들었고, 적시타로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이 초반 실책과 불안한 투구로 리드를 내준 틈을 파고들었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겨우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동메달을 확보했지만, 경기 내용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다. 3회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투수진의 불안한 모습, 8회 2아웃 이후 추가 실점을 허용한 마무리 불안은 아시아 야구가 갈수록 평평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